벽에 붙은 파리의 시선, 그대로 바라보기

등록일 2018-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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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한 마리가 벽에 붙어있다. 저 파리는 내가 울든 화내든 나와 전혀 관련이 없다. 당연한 소리이다. 멍하니 저 파리를 보자 하니 갑자기 웃음이 새어 나온다.  마치 나 혼자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달까? 왜인지 모르게 성난 파도 같던 마음이 사그라들었다. 파리 한 마리가 붙어있단 사실이 위안으로 다가오는 건…. 내가 이상해 진 걸까? 


깜짝 놀랄 정도로 자신의 감정이 감당이 안 될 때, 위의 사례처럼 갑자기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는가? 손바닥 뒤집히듯 감정이 객관적으로 보이는 심리 상태를 <벽에 붙은 파리 효과>라고 한다. 위 사례 자체가 곧 심리 상태의 이름이 된 셈이다.


사람은 언제나 화만 낼 수 없다. 아무리 화가 나고 슬퍼도 결국 감정의 끝은 존재한다. 그 해결 방법이 특이하게도 ‘파리 한 마리’가 된다. 고작 파리 한 마리가 나의 머릿속을 환기해준다는 사실이 놀랍다. 나는 이토록 힘들지만, 감정적으로 초연한 제 3자는 나의 슬픔과 힘듦이 전혀 상관없다는 사실이 위로로 다가온다. 마치 나의 문제가 아무렇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달까? 이 위대한 심리효과는 실제로 치료로도 활용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는 정신적 질환, 이는 심리적으로 너무나 충격적인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천재지변이나 재난, 전쟁, 끔찍한 참사, 강간…. 잊기도 힘들고 벗어나고자 해도 괴로운 이들에게 <벽에 붙은 파리 효과>는 3인칭 시점에서 객관적인 시점을 소유할 수 있도록 힘을 길러준다. 1인칭 시점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다시 상기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을 수반하는 심리치료이다. 하지만 타인의 눈에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순간, 과거 경험으로부터 긍정적인 메시지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혀졌다.


이처럼 스스로 상처를 글로 쓰거나 나와 비슷한 이야기의 드라마나 사례를 보며 심리적 외상을 극복할 수 있다. 물론 스스로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만들어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고도의 냉정함과 이성을 찾아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벽에 붙은 파리 한 마리를 보고 피식 웃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


by. 박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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