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억수같은 비를 뚫고 벌초하러 다녀왔다.
모처럼 일요일에 벌초하러 가는거라 애들도 데리고 갔다. 어릴땐 좁고 험한 산길을 데리고 올라갈 자신이 없어서 난 애들하고 집에 있었는데, 올핸 모처럼 온가족 출동이었다.
남편도 기분이 좋았는지, 비가 오는데도 걱정도 안하고 출발했다.
난 매년 벌초할 때마다 느껴지는게 남편과 시동생은 참 효자란 생각이 든다. 꼭 일년에 한번 벌초하는 일 만큼은 바빠도 피곤해도 미루지않고 평소엔 사소한 전화통화 한번 안하던 형제가 의기투합 하는걸 보면...
이래서 아들타령들을 그렇게 하나부다, 살아계실때 얼마나 돈독하게 잘 해드렸는진 모르겠지만, 돌아가시고 나서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벌초하러 다니고, 신경쓰는 게, 나 죽고 나면 묘지 관리인으로 필요해서 아닌가 싶다.
내 생각이 쫌 비아냥이겠지만, 가족이란게 살아있는동안 서로 미워하는 감정없이 부댔끼며, 행복하게 살아야지, 죽고 나서 묘에 열심히 쫒아 다녀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
나두 언젠가 죽게 되겠지만, 죽음 이후에 까지 충성봉사를 강요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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