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1. 배려

5주차 \| 1. 배려
글쓴이 쿨한여자 등록일 2009-09-07 10:44 조회수 610 글자확대 글자축소

오전 내내..

배려난 두 단어와 함께 이혼이라는 두단어가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결혼 생활 13년차 접어들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성격..

정말 배려라곤 눈꼽만큼도 없는것 같아..

너무 속상한 어제..

토요일..

술에 취해 들어온 남편..결국 일어나질 못하고..

하루종일 집에서 일요일을 빈둥거리면 누워 지낸 남편..

술에 취해들어와야..집에서 하루 쉬는 남편이니..

나두 아이들도 사실은 좋았다..

집에 있는 남편이 하지만..

오로지 자기 편할대로만 행동하고 지내는 남편..

해장도 될겸..

저녁에 마땅한 반찬도 없고 해서..

사실 내가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 있어도..

아무도 함께 먹어줄 사람이 없어서 갈수도 없는 해물탕집..

남편이 있어서 함께 먹으러 가자고 하니..

시켜 먹으란다..그집은 배달도 안되는데..

최소가 아무리 작아도 어른 둘은 먹어줘야 하는데..

딸랑 아영이 데리고 가서 먹어도..돈이 아까울 정도인데..

정말 야속하지만..

안먹으러 갈줄 알고 시장을 봐 오긴 했지만..

너무 속상했다..너무 자기 주장이 강한 집안에 시집오니..

억울하기도 하고 기분도 나쁘고..아내가 먹고 싶다는 음식 함께 먹어주면 어디가 덧나나..

맨날 가는것도 아니고...어쩌다 한번인데..

난 회를 좋아하지 않지만..남편이 먹고 싶다하면 같이 먹어주고..

술 대적도 해 주건만..내가 회를 좋아해서 먹는줄 아나..정말 기분이 너무 나빴다..

결국..

남편이 집에 있으니 반찬에 신경을 쓴다고..

콩나물김치국에 고등어와 갈치 굽고..갈치조림국에 낙지 사다 놓은거 볶음으로 만들어서

한상 차려주니..생선은 다 태웠다면서 아이들에게 탄거 먹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러면서 밥이라곤..딸랑 다른데는 손도 안대고..고등어에 밥만 먹는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지만 뭐라 할수도 없고..

너도 아이들이랑 먹을때 같이 먹으라고 하는데..

아이들 챙겨주다 보면 한상에 먹어지냐고 말이다..

열받아서..

나혼자 준비한 음식으로 소주에 매실 타서 술을 마셨다..

이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화가 나서 펑펑 울것 같아서..

남편은 꼴랑 해물탕 안먹으러가서 화났냐고 할지 모르지만..

너무나도 배려해 줄지 모르는 그 심보가 너무 밉다..

술이 들어가니 취해서 나도 모르겠다 싶어..밥상은 그대로 두고 누워 버렸다..

아들보고 상 주방에 놓으라고 하면서..

아빠랑 설겆이 하라고 하니..남편은 대답도 없다..

아들은 고무장갑 끼고 할려고 하는거 하지 못하게 했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니..

주방은 그대로 상채로 놓여져 있고..

설겆이 감은 한가득에 요리 한 주방도구들까지 한가득 그대로인다..

아니..하나 더 추가가 되어있다..

라면 끊여먹고 그대로 그릇째 있다..

저녁을 그렇게 먹으니 배가 고팠을까..

라면은 잘도 끊여 먹는 인간..

새벽 1시에 일어나서 어차피 내가 해야 할 몫이니 설겆이 했다..

나보고 설겆이 하고 드라이브라도 가자고 하는데..

내가 거지인가..나두 운전할줄 알고 바람 쐴줄도 안다..

내 일마칠때까지 기다려주겠다는 그 심뽀 반갑지도 않다..

설겆이에 샤워 하고..

내일 일을 와이셔츠와 양복바지를 다리고 나니..

새벽3시가 넘어 간다..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끼고 잠이 든 인간..

아이들에게 텔레비젼과 담을 쌓게 할려고 해도..

매번 실패로 돌아가게 만드는 주범이 남편인데도 반성이 없다..

아빠가 이렇게 텔레비젼과 함께 잠이 드니 누구를 야단치겠냔 말이다..

요즘 왼쪽 귀가 이상해서..

이거 귀가 안들린다고 하니..

넌 원래부터 안들리지 않았냐고 한다..말이라도 좀 위하는척 하면 서운하지도 않았을텐데..

매일 피곤해 지쳐 있으면서..

아이들 챙기랴..집안일에 시댁까지 챙기면서 다닐려고 하니..

매일 피곤하고 힘들다고 하니..

원래 모든 여자들이 다 하는것을 그것도 못하냐고 하는 남편이니..

밖에서 남에게 배려맨으로 통할지 모르나..

집에선 배려는 커녕..고생한다는 말 한마디도 없는 남편을 보니..

내가 이래야 하나 싶어지는게..딱 두글자가 맴돌기 시작한다..

이제부턴..

그래 너도 네 할일 네가 알아서 하라고 해야겠다..

나두 내 할일 하고..내일은 내가 하고..

나두 하기 싫은거 먹기 싫은것은 노하면서 살고..

전혀 반찬 걱정 없이 먹고 싶으면 나가서 사먹던지..라면 끊여 먹으라고 말이다..

오죽 하면..

아이들이 아빠 회사에 안나가냐고 할까..

같이 있으면 좋아야 하는데 오히려 더 불편하니 말이다..

아마도 오늘은 하루종일 배려란 두글자가 내 머릿속에서 맴돌것 같다..

귀가 자꾸만 이상한데..외출도 못하겠다..

외부에서 손님들이 와서 하루종일 실험한다고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온통 외부 손님들고 다들 비상에 걸려 있어서..

오늘은 외출하기도 힘들것 같다..

모닝페이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