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침 일찍 장례식장에 가야해서 미리 쓰는 글입니다.
아들은 중간고사 시험 성적을 버리고 친구를 도왔다.
성적보다는 인성을 더 중요시하던 나 이다 보니 아들에게 우려의 표현은 덜 하고
격려만 해줄 수밖에 없었다.
아이만의 방식으로 친구와 소중한 우정을 만들어 가고 있음에 만족하며 위로하며..
17년 전에 헤어진 친구와 긴 통화를 하였다.
그 긴 세월 쌓였던 이야기가 봇물 터지 듯 폭발하는 시간이었다.
그 아이도 나 처럼 살이 디룩디룩 쪘을까?
나 처럼 흰머리가 하나둘씩 삐죽거리고 있을까?
결혼도 했고 5살짜리 딸 아이도 있으며, 또 다시 임신을 했다고..
가장 아쉬운 소식은.. 지금 제주도에 살고 있단다.ㅠ
언제나 긴 시간을 내어 서로 마주보고 웃을 수 있을런지 막연은 하지만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게 허락하신 하늘에 감사할 따름이다.
14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더랬다.
자매 같이 지냈던 동창이 10년의 헤어짐 끝에 느닷없이 찾아왔었던 것이다.
이내 다시 서로의 소통되지 않는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별을 해야 했던 씁쓸했던
기억이 불현 듯 스치면서 끝없이 상승하던 이번의 행복한 기분을 끄집어 내린다.
내가 원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던가?
굳이 억지로 코드를 맞춰가며 만남을 지속시키는 것에는 자신이 없어지고 있다.
많은 생각 끝에, 그냥 이렇게 살자~! 한다.
짧은 인생, 복잡하지 말고 단순하자, 인생 뭐 있냐? 한다.
'너는 많은 사람을 끌어안지 못 하는 사람' 이라고 낙인이라도 찍히 듯
나는 한 사람을 맞으며, 다른 한 사람을 떠나보내야 한다.
헤어짐도 만남도 두근거리지 않을 때까지 이렇게 연습을 해야하는가 보다..
빠이빠이 하며 눈물 한 번 쓰윽~ 닦으면 그만인 거지..
제주도에 사는 그리운 사람인냥, 언젠가는 또 만나지겠지 하지..
추천0
글수(4,014 )
최신
이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