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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아들이 어려운 과제를 주었다.
한 친구가 아들에게 몹쓸 말을 했는데 그 말이 귀에 거슬렸단다.
감수성이 예민한 때라서 그런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흘려넘기지 못 하고
가슴에 담아 시시때때로 곱씹기를 반복하는가 보다.
얼마 전에도 그랬는데 또 그러길래 이번에는 확실히 그런 못난 뿌리를 뽑아주려고
내깐에는 작정을 하고 덤볐다.
ㅎㅎㅎ
중간에 다른 길로 새어서는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 라는 말도 해가며~
하지만 그렇게 돌아가긴 했어도 결국은 결론까지 무사히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너는 어떤 사람에게 평가 받고 싶으니?
너를 평가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네가 신뢰할 수 있고, 보편적인 다수의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너를 평가하는 것들에 마음을 쓰거라.
그것이야말로 네게 진정한 가치를 둘 기준이 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한 판단 또한 네 몫이니, 먼저 네 본연의 기준이 똑바로 잘 서있어야만 한다.
쓰레기 같은 말에 신경 쓰거나 사소한 것에 시간낭비를 하지 말고
올바른 분별력을 기르려고 애쓰거라.>
ㅎㅎㅎ 결론만 말 하면 될 것을 평소에 준비하지 않았던 터라 그런지 나는 참 장황히도
늘어놓다가 겨우겨우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고야 말았다.
무튼, 앞으로는 제발 쓸데 없는 말들로 속앓이를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아이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도록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고 보니
어쩌다 이렇게 일장 연설을 할 때면 진땀을 흘리기도 하고 말을 마치고 나면
정신이 몽롱하도록 기운이 빠지기도 한다.
아침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가 나에게 자신의 고민에 대해 말을 해줄 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내심 기쁘기도 하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무거웠던 자식의 마음을 비워주고, 도와주고 싶었던 엄마를
아들이 기억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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