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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우울한 뉴스가 보도되고 있어서 뉴스를 보기가 겁이 난다.
연예인들의 비보도 마음을 상하게 하지만 아들의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고 있는 때에
또래 여학생들의 비보는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더욱 마음을 졸이게 된다.
돌발적인 충동이었다고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 폭력이라는 원인이 있었다고도 하지만
이렇든 저렇든 그냥 넘기기에는 우리의 교육현실이 너무 커다란 무게감을 주기에
그 현실에 당면해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은 이렇게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가 보다.
아들에게 슬쩍 물어보니 다행히도 성적이나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대답은 하지만 나는 솔직히 반신반의 한다.
내 어릴적의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아무리 주변에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고 해도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도 엄청났기 때문이다.
시험이 싫어서 얼른 어른이 되고 싶기도 했더랬다.
하지만 아들은 어른이 되기 싫단다.
어른들이 사는 모습이 더 힘들어 보인다나? 어찌 알았지??ㅎㅎㅎ
어제 학원에서 돌아와 오락 프로그램을 본 아들은 만두로 간식을 때운 뒤
바로 책상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는 이내 졸기 시작한다.
나와 같은 시각에 깨어서 하루 종일 공부로 지친 아이..
누워서 자라고 해도 끝내 의자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있다.
내일은 등교를 하지 않으니 늦게까지 시험공부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는지..
욕심 보다는 차라리 현명하게 한숨 자고 일어나서 맑은 정신으로 했으면 좋겠는데
아이는 욕심과 잠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며 옆에서 봐주는 나를 힘들게 한다.
어른들 흉내도 내고 싶고, 이성 친구와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싶고
하루 종일 음악만 듣고 싶을 때도 있을 테고, 주말이면 여친과 영화도 보고 싶을 텐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음이 안타까웠는데
지난 달, 아들은 처음으로 이발의 형태를 제 뜻대로 하고 싶다는 의사표현을 했었다.
너무 짧게 이발을 하고 간 다음날은 여학생들이 이상하다는 말을 하더라나?ㅋ
자신의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다니..
짧은 흔들림도 없이 그 의견을 받아들였던 엄마를 기억해 줄런지 모르겠다.
어제는 아들에게 여친을 하나 만들어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섬세한 성격 때문에 까탈스러워서 여친을 쉽게 사귀지 못 하지만
여친을 갖은 친구를 부러워하는 아들에게 사소한 일상을 하나 더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내가 아는 또래 아이들을 떠올려 보았지만 어릴 때부터 보아온 이웃의 여아들 가운데에는
아들과 어울릴만한 친구가 없어서 학원을 운영하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을 잘 알고 있는
옆동네 친구에게 부탁을 해보았다.
다행히 한 아이가 떠오른다고 하는데 친구의 눈을 믿기에
그 아이에게 남친이 없다면 기대를 해봄직 하다.
우리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 때문에 더 힘들어한다.
그것들이 주는 압박감을 이기기 위해 어릴적부터 정신을 강하게 무장하는 법을 익히면 좋겠다.
웃 어른들 일을 생각하면 웃을 일이 하나도 없는데 다행인 것은 나를 도와
희망을 주는 친구나 자식, 남편이 있어 또 하루의 힘찬 아침을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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