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탐욕

탐욕
글쓴이 토토 등록일 2006-09-12 09:50 조회수 3,061 글자확대 글자축소

탐욕

글쓴이 토토

등록일 2006-09-12 09:50

천고마비의 계절이어서 그런가?
요즘 입맛이 살아나 계속 뭔가를 먹고 싶고
뭘 먹어도 뒤 돌아서면 배고프다.
젊어 활동량이 많아서 그런 것도 아닐텐데...
어젠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었다.
지글지글 삼겹살과 소주가 간절했다.
또 그젠 가을 전어구이가 확 당겼다.
알싸한 소주 생각도 났다.

끊임없이 나를 잡아당기는 식탐...

얼마 전 그 사람의 소식을 들었다.
새로운 연인을 만나 너무나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과연 그 사람에게 그런 자격이 있을까?
누구나 행복할 권리는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그 사람은 결코 행복해서는 안된다.
나로 하여금 시간을 잃어버리게 했고
또 어떤 기회를 잃어버리게 했으니까.

나는 머리 나쁘고 능력 없고 잘난 것 하나 없는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살 기반을 만들어 줬다.
나의 일을 통해서...

하지만 그는 날아가려는 나를 붙잡았고
날지 못하게 내 앞을 가로막았다.
미친 듯이 사랑을 구걸하고,
자신의 인생을 바칠 것처럼 날뛰었다.
결국 난 나의 시간과 기회를 잃어버리고
그저 그와 같이 비상할 시기를 기다렸다.

미래는 끝이 없는 듯 보였다.
난 내게 정지된 시간을 견딜 수 없었다.
그의 사랑도 이미 정지된 상태....
냉담해진 두 마음.

이별을 통보한건 나다.
그는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줄 힘이 없었으니까.
그가 더 이상 나를 붙잡을 필요도 없었다.
이미 우리는 타인이 되어가고 있었으니까.

그를 그리워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잃어버린 것들에 화가 나고 억울할 뿐.

나는 영원한 사랑을 믿지 않기에
결코 지고지순한 사랑도 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 내 입맛을 당기는 식탐처럼
행복한 그의 시간을 내게로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다.

아마도 행복을 갈구하는 나의 또 다른 탐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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