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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랑 걷는 게 좋았어

글쓴이 흡혈마녀

등록일 2006-07-14 11:38

조회수 2,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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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서울에서 인천까지 걷자고 해도 아마 걸었을 거야..
너랑 있는 게 좋았으니까..
하지만 이제 나는, 차가 있는 남자를 만나
너와 같이 걷고 싶었던 그 길을 달린다.
너랑 같이 가고 싶던 곳..
너랑 같이 돌아다니고 싶던 곳..
손 잡고 그냥 걷기만 해도 좋던 곳..
그 곳을..
나보다 돈 잘 버는 직장인을 만나,
그 사람의 차를 타고,
그렇게..
너와 같이 가고 싶던 그 곳을..
내가 바란 건 큰 게 아니었는데..

날 사랑한다고 해 주던 너는 어디에 갔니..
네가 전화기 놔두고 갔을 때..
내가 전화했다가 못 받으면 걱정할까 봐
회사 앞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던 너는 어디 갔니..
바빠서 전화 못했다고, 이제 너는 그렇게 말하는구나..

역시 또 졌다.
사랑이라는 게임은, 내가 발을 들여선 안 되는 거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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