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그의 여자(2)

그의 여자(2)
글쓴이 분홍강생이 등록일 2006-07-12 18:14 조회수 3,282 글자확대 글자축소

그의 여자(2)

등록일 2006-07-12 18:14

다들 그런다.
중년 바람은 "한 때의 바람이고 일시적 인거'라고
나도 그가 일시적인 바람일거라 생각하며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에 어렵고 힘들겠지만
마음속의 파랑새를 가슴에 안고 그를 만나러 갔다.

"현지인이야?해외서 오랫동안 근무하는 남자들
성욕구해소를 위해 현지처를 둔다던데 너도 그러니?
나 그 정도는 용서할게.이해할 수 있어"
'정말 그렇다면 용서할 수가 있을까?'
오랬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그가 말을 했다.
"....한국인이야."
"한국여자?....나이는?"
"........."
그는 여전히 쉽게 말을 이어 가지 못하고 있었다.
"몇 살이냐니까?...어떻게 만났어?"
그의 새로운 사랑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서른여섯이고....아이도 하나 있어.
"뭐라구 아이?"
순간 나는 머리끝이 쭈빗 서는듯 했다.
"니네 둘사이에?"
이말은 그와 그의여자를 인정하는 말일까?
."아냐, 전남편의 아이.초등학생이야"
"그럼 유부녀란 말이야?"
"응, 나 보다 먼저 여기 생활을 시작했어.남편과는 헤어진 상태고...
여기 사정을 너무 잘알고...업무처리로 자주 만나게 되었고
회사에서 몇 번의 회식자리를 갖게 되었고
휴일에 시내 외출도 가끔 같이 하게되고....여긴 말이 안통하니까
그렇게 서로 어울리며 외로움을 달래다....서로 정이 들게 된거야.
미안하다.정말...늘 죄책감에 시달렸어."
그가 사랑에 빠진 그의 여자는 6살 연하였다.
그로 부터 직접 듣는 그의 사랑은 타지에서의 외로움과
업무조력자로써 너무도 평범하게 그녀와 사랑이 시작이 되고 있었다.
이미 조금은 알고 있는 사실들에 더하기 하는 그의 고백은
나의 분노와 배신감.그리고 나의 애절한 설득력은 조금씩
힘을 잃어 가고 있다는걸 느끼고 있었다.
"얼마나 되었니?"
"알고 지낸지는 좀되었고 얼마전부터 동거를 시작했어"
아--나의 파랑새여--
파랑새는 내 마음에서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미안해 .....괴로웠어.늘......."
"가만 안놔둘거야.둘 다....죽여버릴거야...."
이성을 잃은 내 입에서는 무시무시한 말들을 겁없이
토해내고 있었지만 그런 말들은 그가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곧 알게 되었다.
".........."
"널 믿어온 내가 너무 한심스러워,죽고싶어.
도저히 살고 싶지가 않어.내가 어떻게 하리라고 생각하니?
아니 어떻게 해 주길 바라니?"
그의 초췌해진 모습을 바라보며 난 죽기보다 싫은 말,
그동안 단 한 번도 떠올려 보지 않은 단어를 썼다.
"이혼..... 해주길 바라니? 나 못 해줘? 아니 안 해줘.
절대 못 해줘. 안 되. 그것만은 절대 안 되.
그것은 내 마지막 자존심 이야. 안 되. 안 된다구..."

정말 그럴까?
'이혼'하지 않는것이 내 마지막 자존심일까?

..............

그의 여자와 통화를 시도했다.
뚜우-신호음이 들리기 시작하자
수화기를 들고 있는 내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쉼 호흡을 하며 그의 여자가 전화받길 기다렸다.
한참 만에야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ㅇㅇㅇ씬가요?"
"네. 그런데요."
".저...ㅇㅇㅇ씨 아내 됩니다."
"......."
수화기 저 편의 그녀는 말이 없었다.
"여보세요.우리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 어떤일이 있어도 난ㅇㅇㅇ씨를 좀 만나야겠어요."

"........"

모닝페이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