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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하다

글쓴이 정의신

등록일 2006-03-05 11:02

조회수 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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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루종일 청소를 했다.
처음엔 어지럽게 널어놓은 것들만 대충 치우고 쉴 생각이었는데,
TV를 튼 순간 TV보랴, 청소하랴, 중간중간에 인터넷 하랴 ..
주위가 좀 산만하였던 것이다.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은 청소하는 엄마를 보더니 반겨하는 것이 아니라
뚱한 것이 배고프단 소리부터 연발이었다.

같이 밥을 먹고서 청소를 하자고 했는데 밥 먹은 것까지 해서
집안은 더 어수선해지고 저녁 늦은 시간에 친구들하고 약속있다고
나올 즈음에서야 겨우 대청소도 아닌 청소가 끝을 내렸다.

남편은 토요일 오후에 나간다는 마누라를 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겨한다. 내 잔소리가 내가 나가야 끝날 것 같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그렇게 잔소리가 많은 사람이었나
그런 생각으로 꽉 차서 신경이 쓰였다.
행동보다는 말이 더 앞선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어제 만들어놓은 찬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다시 자기 자리에서
자기 할 일로 바쁜 가족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다 큰 것도 아닌데 내 자리는 없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왠지 자꾸만 텅빈 느낌에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아서 오늘 하루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벌써 점심이 다 되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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