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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 아침부터 시작해보세요!

당신의 이름

글쓴이 고디바

등록일 2006-01-15 13:36

조회수 2,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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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아래 꼬부랑 마을길로
선생님 심부름으로 차를 사러 갔더랬습니다.
오는 길에 잘 익은 홍시를 한봉지 샀습니다.
나이 드신 선생님은 물렁하고 달콤한 홍시를 너무 좋아하셨지요.
날은 어두워지고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친구삼아
산비탈길을 바쁘게 튀어 내달렸지요.
서늘한 산 언저리엔 이미 겨울이 한자락 깔리고
배속에는 허기짐이 쿨렁거렸습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니
손님이 여나믄명 앉아 계셨지요.
뵙고 싶어서 연락도 없이 들렀다는군요.
손에 든 노란봉투를 선생님 무릎께로 슬며시 밀었지요.
홍시를 꺼내신 선생님은
춘설차 한잔과 홍시를 내시고는
화선지에 감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누어 먹고
부족한감을 그리시는 선생님 마음에
방안에 식구들은 너무나 넉넉해져
행복했습니다.
선생님은
낡은 주전자로 평생차를 즐기신
허백련 화백이셨습니다.
소중한것, 자꾸만 삶의 무게에 휘청거릴때
나를 가꾸는 주전자로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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