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내맘 알겠니?

내맘 알겠니?
글쓴이 ricaa 등록일 2005-06-10 18:47 조회수 2,933 글자확대 글자축소

내맘 알겠니?

글쓴이 ricaa

등록일 2005-06-10 18:47

어떤 사람들은 남편이 성공하면 행복할거야!
또 어떤 이들은 아들이 있으면 든든할거야!
또 어떤 이들은 날씬(?)하면 얼마나 좋을까!
각자 자기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해 바라고 부러워한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일반적으로 성공했다는 남편과 두 아들과 말랐다 싶을 정도의 몸을 가지고 사는 평범한 주부다.
성공이란 것을 생각하는 개인차는 있어도 어느 정도 기반을 잡고 있는 남편은 보수적인 사람이라 여자들의 일상에 대해서 때때로 하찮게 생각하고 표현한다.
"집에서 낮에는 뭐하고... 그렇게 여자들끼리 몰려 다니고 싶니?
혀만 차지 않았지 거의 무시하는 투의 어조다.
기분이 상하지만 목소리 높여 반발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아무리 옳은 소리로 충고를 해도 결국엔 자기생각대로 해석하고 결론짓지 때문이다.
여자들은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회성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어울리기를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목적없이 어울리는 관계를 귀찮아하나보다.
그렇게 스스로 위안하면서 지내왔다.
결혼생활 15년째가 되어가면서 나름대로의 철학이라고나 할까!!!
어떻게 해야 싸우지않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나를... 어쩌면 순진한게 아니고 영악스러운건지도.... 이말을 하면 분명 큰소리가 날거라는 대꾸는 하지않는다.
속으로 삼키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가끔 명치쪽이 꽉 막힌듯 통증이 올때면 배꼽아랫쪽으로 큰 숨을 들이 마시고 내 뱉는 식의 어설픈 복식호흡을 한다.
아니면 런닝화를 신고 아파트 주변을 그냥 뛰듯이 걷는다.
그런데 요즘 내가 이상해졌다.
싫은 건 싫다고 표현하고 싶어졌다.
싸움이 나더라도 소리 지르고 싶다.
"야~~~~~~~, 니가 그렇게 잘났냐.. 나도 잘 나가던 사람이었어."
"야 ~~~~~~, 나도 아내나 엄마가 아닌 사람이고 싶다."
오늘은 그 사람도 출장가서 없는데도 왜 이렇게 기분이 가라앉는지 모를일이다.
내 바이오리듬이 엉망인 것 같다.
큰 아이는 캠프들어가서 오일이 지나도록 전화한통 없다.
'무심한 녀서....ㄱ!!!'
솔바람날리는 그늘에 누워서 바람한테라도 위로받고싶다.
정말 가슴한쪽이 아파온다.

모닝페이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