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야...명절끝났다...

야...명절끝났다...
글쓴이 예쁜여우 등록일 2005-02-14 07:43 조회수 2,305 글자확대 글자축소

야...명절끝났다...

등록일 2005-02-14 07:43

아니...이렇게 기뻐해도 되는거야...
내가 뭘 한게 있다고....
어제 저녁 내내...
연휴가 너무 짧어...라고 탄식을 하며..
아까워하는 신랑의 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내 입가에 도는 이 회심의 미소는 무엇이란 말인가...
평일이 이렇게 좋을 쭐이야...음하하하...

우리 시어머니...시어머니라는 말이 듣기 어색할 정도로
너무나 잘해주시는 분이다...
자기 딸에게도 그렇게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편하다...왜일까...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하늘에서 내리는 미움이 있다고 하더니
정말 그게 맞는 말일까?
그래도 언제나 감싸 주시려고만 하는 시어머님께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뿐이다..

문제는 우리 행님(?)....이다..
형님이란 소리도 똑 바로 안 나오네...ㅠ.ㅠ
아니...큰며느리가 싫어라며...슬금슬금 피하던 형님이..
이제는 아예...몸 아프다는 핑계로...명절날 아침에 왔다...
이거이 이거이...확...엎어버릴수도 없고...
시어머님이 말한마디 안하는데...뭐가 뭐라고 할 소냐...
가만히 따라야지...
아주버님은 그 전날 시댁에서 자고...이래저래...
두 제수씨 눈치 보는라...정신이 없다...
조카랑 아침 한나절이 다 되어 도착한 형님?
조카가 가자고 졸라대며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서 보지 못할 지경이다...
저렇게 살고 싶을까...지도 나중에 늙어서
자기 자식에게 저런 대접 받으면 기분 좋을까...

아무소리 없이 상을 차리시던 어머니..
상을 차리고 가족들 둘러앉아 아버님 추모기도를
드리던 중...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마셨다...
"큰애야 니가 와주서서 너무 고맙다...
니가 없으니...이 집이 텅 빈것 같더라..
그래 고맙다...무조건 고맙다...흑흑흑..."
대성통곡 하시는 어머님을 보며 자기도 마음이 아팠는지
눈물을 찔끔거린다...
그래...너도 인간인데....심장이 박힌 인간일진데...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
난 도대체 왜 우는 거야...

이래저래...파란 만장...했던 우리의 명절...
명절만 되면...이놈의 형님 눈치 살피느라...
머리가 찌근거려...아스프린 신세를 면할 날이 없다...

어찌 생각하면 불쌍한 인간인데...
아...나도 이러면 안되는데....
이번엔 욕 안해야지...안해야지...하면서...
내 안위만 챙기는 나약한 인간이라 어쩔수가 없다...

하나님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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