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상권에서 찾은 ‘간판의 경제학’

등록일 2012-05-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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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상권에서 찾은 ‘간판의 경제학’


홍대상권에 가면 볼거리가 참 많다. 전국에서 1등하는 떡볶이집이 있는가 하면, 외국에서 방금 건너온 듯 특이한 음식점도 성업 중이다. 새로운 음식점 구경도 재미있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소비행태를 보는 것은 더 큰 즐거움이다. 젊은 층 소비자가 줄서는 음식점이 있는가 하면 별 관심을 얻지 못해서 파리 날리는 음식점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즐거움은 재미있는 간판들을 구경하는 것이다. 다양한 소재, 다양한 디자인의 간판들은 홍대 수요층에게 끊임없이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불현듯 생각나는 한 가지, 과연 성공하는 음식점을 만드는데 있어 간판경쟁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최근들어 창업 관련 학계에서도 비중 있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홍대상권의 다양한 간판들을 구경하면서 간판의 경제학을 생각해 봤다. 글·사진 김상훈 [(주)스타트컨설팅 대표컨설턴트]


홍대상권의 음식점 간판은 상호부터 색다르다.

된장찌개전문점 ‘이런된장’, 수제버거 카페 ‘감싸롱’, 한식집 ‘밥’, 퓨전한식전문점 ‘나물먹는 곰’, 테마카페 ‘게으른 고양이’, 선술집형 고깃집 ‘육값하네’, 술맛 나는 포차 ‘술로 통하다’, 한정식집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 밥 카페 ‘호시탐탐’, 떡볶이집 ‘조폭떡볶이’ 등 어느 것 하나 예사로운 상호가 없다.

홍대상권 음식점들의 상호를 보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상호만 듣더라도 재미있다는 것이다. ‘이런된장’이라는 음식점은 약간 익살스러우면서도 젊은 층의 톡톡 튀는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상호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캘리그라피가 주는 리듬감을 통해서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충분하다. ‘감싸롱’이라는 상호는 웬 싸롱인가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알고 보면 마당에 있는 한그루의 감나무를 형상화해서 지은 홍대상권 1등 수제버거 카페다. ‘밥’이라는 한식당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한식당이라는 점, 한식당의 백미는 역시 밥이 경쟁력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단순한 한 글자 이미지를 간판상호로 잘승화시킨 케이스다. ‘나물먹는 곰’이라는 하닉레스토랑은 나물과 곰이라는 자연 속 아날로그 웰빙 테마를 상호에 담음으로써 고객에게 운치 있는 한식당을 예감케한다. ‘게으른 고양이’는 고양이의 습성을 재미있는 상호로 형상화한 케이스며, 고양이 마니아와 동물에 호감 있는 소비자에게 손짓하기 충분한 상호다. ‘육값하네’는 웬 상스런 욕을 상호에 얹혔을까하고 의구심이 들 수 있지만 한 번 듣는 순간 결코 잊을 수 없는 재미있는 선술집형 고깃집 상호로 평가할 수 있다. ‘술로 통하다’라는 포차 상호 역시 술 마니아들에게 술의 철학과 인생의 철학을 접목시킨 의미 있는 상호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은 소설가 양귀자님이 운영하는 음식점으로 알려진 한정식집이다. 어머니라는 단어의 뉘앙스 파워와 식탁이라는 단어가 만나서 아름다운 상호로 변신한 케이스다. 두말이 필여 없는 베스트 한식당 상호인 것이다. ‘호시탐탐’ 역시 밥과 술을 파는 카페로 무엇을 호시탐탐 노릴까를 생각하게 하는 재미있는 상호다. ‘조폭떡볶이’는 의리 있는 조폭아저씨들이 운영하는 떡볶이집이 아닌 조폭과는 전혀 상관없는 남자들이 운영하는 홍대상권 1등 떡볶이집 상호다.


브랜드 네이밍의 방법을 알아야 대박식당을 예약할 수 있다.

‘재미’라는 코드는 브랜드 네이밍에서부터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식경여에서도 ‘펀경영’이 중요시된 지 오래다. 이는 2012년을 사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재미를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도 무관치 않은 현실이다. 또한 스토리가 내제된 브랜드네이밍이 많은데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숨어있을 것 같은 상호는 소비자의 구매파워로 이어지게 한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상호도 많다. 무엇보다 상호만 보고도 가게 문을 박차고 들어가고픈 생각이 드는 업소가 많다는 점이다. 창업자 입장에서 본다면 음식점 상호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이들은 유명한 작명가를 찾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홍대의 외식골목을 걷다보면 요즘 트렌드에 딱 맞는 음식점 상호의 교과서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네이밍에는 상호만 듣고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 하나와 대표상품이 연상되는 문구가 좋은 상호라고 판단된다. 그러면서도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우며 재미있으면서 주 고객층의 눈높이를 자극하는 것은 기본이다. 마지막으로 상호는 역시 한국특허정보연구원에 출원과 등록이 가능한 것으로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좋은 음식점 상호는 디자인으로 포장되어야 제값을 한다.

미래학자 다니엘핑크는 그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일갈한 적이 있다. 음식점 간판이야말로 디자인의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여년 전만해도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일본 상권의 여행을 떠나곤 했다. 물론 요즘도 일본 상권은 한국의 창업자들에게 좋은 벤치마킹 장소이기는 하다. 일본의 주요 외식상권을 시장조사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외장 디자인 경쟁력이었다.


캘리그라피 사인이 주는 독특함과 즐거움

최근 홍대상권의 간판 디자인의 특징이라면 캘리그라피 사인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캘리그라피는 어원적으로 ‘아름답게 쓰다’라는 의미다. 개성적인 표현과 우연성이 중시되는 캘리그라피는 간판 집 컴퓨터 안에 보관된 기계적인 서체가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있는 유연한 글자체를 말한다. 캘리그라피는 중국, 일본은 물로 이슬람권까지 독립된 장르로 인정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캘리그라피 디자인은 사회의 전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음식점 상호 디자인에서 캘리그라피가 주는 우아함과 독특함, 시각적인 경쟁력은 날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간판 소재의 다양성이 고객 가시성을 높인다.

홍대상권에서 수많은 간판들에서 느끼는 또 다른 특징은 소재의 다양성이다. 간판의 소재는 투자비용의 문제로 직결된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간판의 소재로 가장 많이 사용했던 소재의 간판은 파나플렉스 사인이 대세였다. 쉽게 얘기하자면 간판 안에 형광등이 줄줄이 박혀있는 사인을 말한다. 파나플렉스 사인과 함께 네온관이 들어 있는 잔넬 사인은 고급 간판의 대명사였다. 이른바 글자마다 온관이 들어 있어 불이 들어오는 입체간판을 말한다. 최근 가장 유행하는 간판은 LED 간판이다. LED란 칼륨, 비소 등의 반도체 소자에 전류를 흐르게 해서 빛을 발산하게 하는 반도체 소자로 최근에 간판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 자세한 내용은 월간외식경영 4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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