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을 찾아 드립니다!!

등록일 2007-06-18 19:30

조회수 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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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커피부터 뽑아 든다. 이내 컴퓨터를 켜고 밤 사이에 들어온 메일을 체크한다. 전날 만남을 갖은 고객들에게 확인 전화와 팀장 회의를 하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동료들과 근처 식당에서 허기를 달래고 오후에는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한다. 등록된 회원이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 최적의 미팅 상대자를 찾는 회원 매칭 작업하랴, 틈틈이 고객들의 컴플레인 해결하랴, 팀원들에게 신규회원 배분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시간이다.


퇴근시간이 되면 이제 더 이상 귀엽지 않은(?) 6학년, 3학년 두 아이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출근을 한다. 다행히 집과 사무실은 가까워서 7시가 조금 넘으면 도착한다. 아이들 밥 먹이고, 집을 대충 치우면 어느새 10시를 훌쩍 넘겨버린다. 아이들 재우고 내일 할 일을 생각하며 잠이 든다.

국내에서 제일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일을 하고 있는 현소영씨의 하루다. 그녀는 VIP 고객을 관리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팀의 팀장이며, 현재 5명의 팀원들과 함께 650명의 회원을 관리하고 있다.



그녀의 전 직업은 호텔리어다. 대학 졸업하고부터 8년간 한 곳에서 계속 일을 했다. 첫째를 낳고 다시 복직해서 일을 하다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8개쯤 됐을 때 IMF가 터졌다. 호텔측은 인건비부터 줄이기 시작했고 둘째까지 가진 그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든 호텔을 떠나야 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5년간 전업주부로 지내다 이제 아이도 컸으니 취직할 만한 곳을 찾아봤다. 솔직히 처음에는 어떤 곳에 취직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아이도 좀 커서 엄마 손길이 덜 필요하고, 직장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경력이 있어도 아이까지 있는 아줌마를 환영해 주는 곳은 별로 없었다. 그 때 눈에 띈 것이 바로 듀오의 구인 광고였다.

 뭐 하는 곳인지 또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잘 알지 못하고 주부를 환영한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무작정 이력서를 넣었다. 상시 채용을 하는 곳 이여서 이력서 넣고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왔다. 될지는 의문이었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면접기회니 경험도 쌓는 차원에서 시험 삼아 본 것이 합격이 됐다. 그렇게 2002년 듀오에 첫 발을 내딛었다.


입사 후 2년간 듀오에 대한 설명 및 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컨설턴트 업무를 하다 3년 전부터 본격적인 커플 매니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성사시킨 커플만 해도 100커플이 넘으며, 올 초 능력을 인정받아 팀장으로 승진했다.

그녀가 일을 하면서 제일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젤까? 커플 매니저답게 회원들의 결혼이 성사될 때다. 그녀가 연결시켜 준 커플들이 청첩장이라도 들고 오면 자식 시집, 장가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이해될 정도로 정말 내 일처럼 기쁘다고 한다.

한번은 약간 키도 작고, 머리 숱도 빈약하고 게다가 숫기까지 없는 남자회원이 있었는데 번번이 만남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여성회원을 소개시켜 줬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어떻게 하면 좋은지 2번이나 찾아와 상담을 한 회원이 있다. 그래서 그 동안 커플 매니저를 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자들은 어떤 말을 해주고 어디를 가면 좋아하는지 세세하게 코치해 준 적이 있다. 그때 그 여성이 아니라 다른 여성과 결혼했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회원이다.

하지만 커플로 이뤄지는 것만 기쁜 것이 아니다. 만남을 갖는 커플들이 100% 서로에 대해 만족을 갖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닌 사람과 만남을 갖는 경우 바로 커플매니저한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는 회원들이 있다.

“이 때는 회원의 컴플레인을 받아 주며 다음에는 좀 더 원하는 상대를 찾아서 주겠다고 설득을 해요. 그러면 화가 났던 고객의 마음도 풀리죠. 그리고 다음 번에 좀 더 신경 써서 만남을 주선하면 고맙다고 전화 올 때도 커플 성사될 때만큼 보람을 느껴요.”


퇴근이 이르긴 해도 집에 들어가면 어쩔 수 없이 주부로 변신해야 한다. 장난꾸러기 아이들 공부도 봐줘야 하고, 집안일이며, 반찬도 해야 한다. 시간 배분은 어떻게 할까? 반찬은 주말에 일주일 치를 만들어놓고, 자질구레한 집안일은 남편과 아이들의 협조를 받아 나눠서 한다. 대신 여유 있는 시간에는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이야기 꽃을 피운다.

 “남편이 반찬이 아무리 많아도 국이 없으면 밥을 못 먹거든요. 그래서 국은 즉석 국이라도 꼭 끓여 둬요. 대신 모든 걸 잘하려고 노력하진 않아요. 저도 집에 오면 쉬고 싶은데 엄마라고 집안일을 떠맡아서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엄마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하죠. 집안일까지 제가 다하면서 아이들에게 있는 대로 짜증부리면 서로 너무 힘들잖아요. 집안일은 상호 협의하에 꼭 해야 할 것만 하자. 이게 제 살림 철학이에요.”

원하는 취직도 되고 회사 내에 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그녀. 앞으로 어떤 일을 더 하고 싶을까?

“팀장으로 승진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관리자로서 입지를 돈독히 하고 싶어요. 그리고 커플 매니저니까 회원들이 좋을 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요.”



재취업에 성공하다 못해 당당히 조직과 사회의 일원이 된 현소영씨. 그녀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재취업을 희망하는 주부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되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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