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성공기] 공문교육연구원 서은숙 선생님

등록일 2007-04-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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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맘이 재취업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직업 중에 하나가 바로 ‘학습지 선생님’이다. 하지만 불규칙한 출퇴근 시간,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쉽게 포기하는 직업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생각과 의욕만큼 쉽지 않은 학습지 선생님으로 4년여를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공문교육연구원 서은숙씨(44)의 고군분투 재취업 성공기를 들어봤다.

 

“집에서 살림하며 내조하는 것도 좋지만 발전이 없는 내 모습이 싫어서 취업을 결심하게 됐어요.”

서은숙씨는 결혼 하기 전 모 의류회사의 롯데 백화점 본점 팀장으로 MD 및 매장 관리를 할 정도로 커리어 우먼의 대표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첫째 임신 후, 당연히 회사를 관둬야 하는 회사 분위기 때문에 사직했다.

하지만 집에서 쉴 때도 가만히 쉬는 성격은 아니었다. 남대문 액세서리 전문점과 일본, 홍콩 등 도매상을 연결하는 무역대리업 즉 오퍼상을 했다. 일본 시장은 특히 클레임이 많이 들어오고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봐야 해서 많이 힘들긴 했지만 약 2년간 한 달에 2~3백 만원이 넘는 수익을 낼 정도로 사업 수완이 좋았다.

하지만 두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유치원을 다니고 있어 엄마의 손을 많이 필요로 해 사업을 접고 육아에만 전념했다. 어느 날, 아이의 한자 공부를 위해 구몬학습지 선생님을 불러 테스트를 받아보았다. 여느 극성 엄마들처럼 테스트 받는 아이 옆에서 거드는 서은숙씨의 모습을 본 선생님이 우연히 던진 한마디 “선생님 하시면 진짜 잘하시겠어요.”라는 한마디가 그녀에게 학습지 교사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가끔 아이 친구들 가르치면서 재미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뭘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없었어요. 그냥 용돈이나 쓰게 1백 만원만 벌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겁 없이 뛰어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준비 없이 시작해서 였을까? 쉬울거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전혀 쉽지 않았다. 일단 집집마다 방문해서 수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 하루는 밤에 신규 회원의 집을 방문해야 하는데 밤이라 잘 보이지도 않았고 인적도 드문 곳이라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몇 바퀴를 빙빙 돌다 결국 찾지 못해 아픈 다리를 두들기다 울었던 초보시절의 기억은 생각만해도 재미있다.

그녀가 가르치는 사람은 5살부터 아기엄마까지 연령이 다양하다. 따라서 아이들만 가르치면 되는 다른 학습지와는 달리 전 연령을 가르쳐야 하니 항상 수업을 하기 전에는 완벽하게 수업준비를 해야 한다.

일례로, 그녀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른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의 일본어 수업을 해야 했던 것. 어린아이라면 대충 얼버무리며 할 수 있지만 고2면 얕은 일본어 실력이 들통나기 십상. 밤 새워가며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외우고 기본 회화 패턴을 익혀 수업을 진행했다. 독학으로 익힌 그녀의 일본어 실력은 중상위정도

일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손가락을 꼽아 가며 덧셈, 뺄셈을 하던 아이가 암산으로 척척 계산을 하며 수학이 제일 재미있다고 할 때나, 한글도 못 읽던 아이가 동화책을 술술 읽어 내려갈 때처럼 학습 결과가 눈에 나타날 때이다.

하지만 학습지 역시 엄마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스트레스 역시 만만치 않다. 엄마들이 입소문만 잘 내주면 순풍에 돛 단 듯 신규 회원 가입이 쉽게 되지만 엄마들의 인정을 받기는 정말 어렵다.

그래서 선생님다운 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청바지 등의 간소한 차림은 배제하고 정장을 입고 다닌다. 그리고 시간 지키기 등 사소한 약속을 지키는 것부터 신뢰를 쌓아간다고.

“수업을 하면서 아이에게 학습적인 면을 강화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르게 인사하기’처럼 소소한 생활습관 개선이 오히려 부모에게 감동을 주더라고요. 바로 그런 점이 다른 엄마들에게 저를 소개시켜 주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서은숙씨는 중3과, 초6 남매를 두고 있다. 그녀가 프로의식을 가지고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녀가 4년 넘게 학습지 선생님으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건 남편과 아이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협조 때문. 우선 엄마가 없는 저녁시간에 아이들이 알아서 밥 챙겨 먹고 학원에 다녀온다. 가끔은 힘든 엄마를 대신해 설거지나 빨래까지 개어 놓는 기특한 아이들이다. 남편 역시 술 약속을 잡기 보단 일찍 들어와 아이들을 챙겨주는 편. 와이셔츠 다려 입기와 같은 간단한 일들은 스스로 한다.

“저녁에 집에 있는 다른 워킹맘과는 상황이 다르니까 남편과 아이들이 그 점에 대해 이해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아직 아이들이 어리다면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있는 게 좋아요. 그래야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거든요.”

“학습지 선생님이 결코 만만한 직업이 아니에요. 프로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살아 남을 수 있는 치열한 전쟁터죠. 저는 그 전쟁터를 사랑한답니다.”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두 아이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당당한 직업인 ‘서은숙’이 느껴졌다.

 


1. 아이들이 자랑스러워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엄마가 가정주부인걸 좋아하지만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직업이 있는 걸 좋아한다는 요즘 아이들. 따라서 선생님이라는 멋진 타이틀이 있는 학습지 선생님이야 말로 아이들에겐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이다.

2.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항상 공부하는 엄마 모습은 자녀의 학습 동기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공부하라고 잔소리 10번 하는 것보다 훨씬 우아~하게 공부하라고 압박할 수 있다.

3. 시간 조절이 가능하다.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시간이 2시부터 9시 정도가 아이들 공부 가르치는 시간이다. 따라서 오전 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 일주일 중 어느 하루를 빼서 온전하게 쉴 수도 있다. 단 쉬는 시간이 늘면 늘수록 수익이 준다는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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