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직접 공기청정기를 만들어요! - 십년후연구소의 ‘은하수 공기청정기’

등록일 2018-07-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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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ㅣ내 손으로 직접 공기청정기를 만들어요! - 십년후연구소의 '은하수 공기청정기'

은하수공기청정기

 

여기, 6만원이 넘지 않는 가격으로 내 손으로 뚝딱 만들 수 있는 공기청정기가 있습니다. 십년후연구소에서 개발한 ‘은하수 공기청정기’는 가볍지만 성능 하나는 확실하고 누구나 십자 드라이버만 있으면 뚝딱 만들 수 있어요. 십년후연구소의 송성희 대표를 만나 공기청정기 DIY는 물론 그들이 공기청정기 제작에 나선 이유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제작 스토리] 십년후연구소는 왜 은하수 공기청정기를 만들었을까?

공기청정기, 꼭 대기업의 비싼 제품이어야만 할까?

우리 국민들이 “전쟁이나 불황보다 더 무섭다”고 답한 불안요인 1위가 뭔지 아세요? 바로 미세먼지였습니다. 지난 5월 14일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방안 연구(Ⅳ)’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3,839명을 대상으로 각종 위험에 대한 불안 수준을 측정한 결과, 가장 높은 항목은 ‘미세먼지 등과 같은 대기오염’이 차지했다고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앱을 열어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고, 마스크를 챙기는 모습은 이제 흔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집집마다 공기청정기 한 대쯤은 당연히 놓여지게 되었고요.

 

▲ 십년 후의 삶을 고민하며, 나부터 변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십년후연구소의 송성희 대표.
▲ 십년 후의 삶을 고민하며, 나부터 변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십년후연구소의 송성희 대표.


십년후연구소의 송성희 대표와 조윤석 소장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래서 마스크도 샀고, 공기청정기도 사볼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마스크를 쓰자니 일회용으로 쓰고 버려지는 것이 탐탁하지 않았습니다. 공기청정기를 사자니, 시중에 나와 있는 수십 만원에서 수백 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들은 경제적 부담도 부담이려니와 “이 제품 하나면 우리집은 안전해요!”라며 미세먼지 문제에 있어서도 그저 소비만을 하라고 권하는 행위가 바람직해 보이지 않았답니다. 또한 여러 제품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미 1조 5,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공기청정기 시장은 단순히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게 아니라 제품이 생산, 제조, 유통, 폐기되는 전 과정을 통해 또 다른 미세먼지를 유발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도 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송성희 대표와 십년후연구소 사람들은 직접 공기청정기를 만들기에 이르렀습니다. 공부해보니 공기청정기는 필터와 팬이 핵심이었습니다. 가장 ‘최소한의 정신’으로 나와 내 이웃이 쓸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만들기로 하고, 수소문하여 ‘메이커스 운동’을 통해 친환경제품을 만드는 CAC의 김광일 대표를 만났습니다. 김광일 대표는 골판지와 차량용 필터로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사회적 약자에게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송대표는 김대표에게 좀 더 용량이 크고 구조적 안정성이 있는 제품이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필터와 팬만 있는 최소한의 공기청정기를 개발하다

 

로 20cm x 세로 20cm x 높이 30cm의 공기청정기는  한손으로 들 정도로 가볍고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 가로 20cm x 세로 20cm x 높이 30cm의 공기청정기는 한손으로 들 정도로 가볍고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그렇게 찾아낸 것이 샤오미 공기청정기에 들어가는 헤파 필터였습니다. 이 필터는 PM 2.5 미세먼지의 0.3~0.5 마이클린 미립자 물질을 99.5%까지 걸러주는 헤파 12등급이라 기능면에서도 안심이었고, 그 자체가 둥근 구조체이니 세워두기만 해도 됐거든요.

김광일 대표와 함께 만든 첫 워크숍에서 완성한 프로토타입은 자작나무 합판을 여러 개 쌓아올려 팬을 감싸는 구조였다고 합니다. 또 중간에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똑딱이 스위치도 달았지만 이 스위치는 이후 없어집니다. 송성희 대표는 “은하수 공기청정기는 직류전기(DC) 모터를 쓰는데, 그러면 소비전력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집니다. 하루 종일 가동해도 한 달 전기세 201원, 1년 전기세 2,446원 정도에 불과해요. 그러니 굳이 불필요한 스위치를 넣을 필요가 없었어요”라고 설명합니다.

두 번째 만든 공기청정기에는 똑딱이 스위치도, 팬을 감싼 합판도 사라졌습니다. 합판은 재활용할 수 없는 소재라서 ‘최소한의 정신’에 맞지 않아 골판지로 대체했기 때문입니다. 골판지는 보기에도 예쁘고 재활용도 가능한 소재라 만족도가 높았지만, 십년후연구소 사람들은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또 하나의 개선점을 찾아냈습니다. 팬을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는 발상의 전환은 필터에 팬을 고정시킬 수 있는 한 장의 종이 프레임을 탄생시켰습니다.

십년후연구소는 모여서 함께 만드는 DIY 조립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럿이 모여 워크숍을 할 때는 환경 관련 강의를 반드시 1시간 듣고 만들기 수업을 진행합니다. 수업이라지만 솔직히 30분이면 뚝딱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쉽거든요. 또 워크숍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DIY 키트를 네이버 스토어를 통해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은하수 공기청정기라는 이름은 밤하늘에 은하수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라는 바람을 담은 이름이에요. 은하수 공기청정기의 쓰임새를 두고 저마다 조금씩 개선점을 찾고 자기에게 맞도록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이것이 DIY 방식의 매력인 것 같아요.”


십년 후 우리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하도록 앞서 고민하고 연구하는 십년후연구소는 그 외에 ‘쿨 루프(cool roof)’ 운동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사례에서 착안한 ‘쿨 루프’ 운동은 지구의 날인 4월 22일부터 하지인 6월 21일까지 옥탑방에 흰색 차열 페인트를 칠해 온도를 낮추는 운동입니다. 페인트를 칠하자마자 옥상 바로 아래층 실내온도가 1~4도 정도 떨어질 정도로 효과적이랍니다. 옥탑방에 거주하는 가난한 청춘들이 건강한 여름나기를 하도록 돕는 것은 물론 이런 작은 실천이 모여 여름철 냉방 에너지를 줄이고, 도시 열섬을 완화하며 나아가 기후변화 대응책이 될 수 있으니 일석 4조랄까요.

쿨 루프 프로젝트 유튜브 영상 (하단 이미지 클릭시 링크로 이동합니다)

유튜브

 

미세먼지는 지금 바로 나의 문제라고 강조하는 송성희 대표.
▲ 미세먼지는 지금 바로 나의 문제라고 강조하는 송성희 대표.


“십년후연구소는 뭐하는 데냐, 당신은 환경운동가냐, 이렇게 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게 있느냐, 이런 질문을 많이 듣는데요. 전 이렇게 생각해요.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요. 지구는 지금도 뜨겁지만 앞으로도 점점 더 뜨거워질 거예요. 당국에서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직접적인 발생원인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데, 저는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큰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일이에요. 이 더운 지구를 고민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해결책을 찾고 우리의 십년 후를 연구하는 일, 그게 저희가 관심 갖는 일입니다.”

도전! 은하수 공기청정기 만들기


[준비 재료]

헤파 필터, 팬, 어댑터, 잭선(블랙), 나사(8개), 캡(2개), 종이 프레임, 철제 안전망(모두 키트로 제공됨).

 

[만드는 법]

① 종이 프레임에서 안의 종이를 떼내어 원형만 남긴다.
① 종이 프레임에서 안의 종이를 떼내어 원형만 남긴다.


② 원형 종이에 난 구멍 자리를 십자드라이버를 이용해 뚫어준다.
② 원형 종이에 난 구멍 자리를 십자드라이버를 이용해 뚫어준다.


③ 원형 종이의 납작한 면 위로 팬의 뒷면(스티커 없는 쪽)을 얹고 나사로 고정시킨다.
③ 원형 종이의 납작한 면 위로 팬의 뒷면(스티커 없는 쪽)을 얹고 나사로 고정시킨다.

➃ 스티커가 보이는 팬 앞면 위로 안전망을 올린다.
➃ 스티커가 보이는 팬 앞면 위로 안전망을 올린다.

  
➄ 나사를 이용해 안전망을 팬 위에 고정시킨다.
➄ 나사를 이용해 안전망을 팬 위에 고정시킨다.

  
➅ 잭선을 꺼내어 벌어진 두 개의 선을 확인한다.(하나는 검정, 하나는 패턴이 있음)
➅ 잭선을 꺼내어 벌어진 두 개의 선을 확인한다.(하나는 검정, 하나는 패턴이 있음)

  
➆ 팬의 검정 선과 잭의 검정 선, 팬의 빨간 선과 잭의 패턴 있는 선을 서로 꼬아서 연결한다.
➆ 팬의 검정 선과 잭의 검정 선, 팬의 빨간 선과 잭의 패턴 있는 선을 서로 꼬아서 연결한다.

  
➇ 연결한 ➆의 선을 회색 캡에 넣고 시계방향으로 돌려준다.
➇ 연결한 ➆의 선을 회색 캡에 넣고 시계방향으로 돌려준다.

  
➈ 캡이 있는 선은 살짝 묶어 엉키지 않게 해두고, 잭의 구멍에 어댑터를 연결한다.
➈ 캡이 있는 선은 살짝 묶어 엉키지 않게 해두고, 잭의 구멍에 어댑터를 연결한다.

  
➉ ①의 원형 종이에서 떼어낸 부분은 조립하면 휴대폰 거치대(곰 모양 종이 참고)로 쓸 수 있다.
➉ ①의 원형 종이에서 떼어낸 부분은 조립하면 휴대폰 거치대(곰 모양 종이 참고)로 쓸 수 있다.

 
⑪ 완성품을 필터 위 구멍에 맞게 얹고 전원을 연결하면 공기청정기 작동 시작!
⑪ 완성품을 필터 위 구멍에 맞게 얹고 전원을 연결하면 공기청정기 작동 시작!


Q&A로 풀어보는 은하수 공기청정기 궁금증

Q. 설치하면 얼마나 쓸 수 있을까?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까지 가능하다. 그 시기가 지나면 시중에서 19,000원에 판매하는 필터를 사서 팬을 올려 사용하면 된다.

Q. 필터는 쉽게 구입할 수 있나?
은하수 공기청정기에 쓰이는 필터는 국내업체 스마트코가 직접 생산 관리하고 판매하는 샤오미 미에어 pro/1/2/2S 호환용 필터다. 필터가 단종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샤오미 제품을 택했다.

Q. 필터 안에 낀 미세먼지를 털고 계속 쓰면 안 될까? 물로 세척해 쓰는 건 괜찮지 않나?
털고 쓰는 건 곤란하다. 미세먼지가 도리어 집안으로 퍼질 우려가 있다. 세척을 통한 필터 재생 요구가 계속 있어서 방법을 모색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세척해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_정지연(소소북스 편집장)

사진_신병곤(포토그래퍼)
장소협찬_커피발전소



출처: 서울마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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