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 깊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 깊다
등록일2015-03-12 20:04 조회수5,766 글자확대 글자축소

국회에 갔다가 새벽길을 더듬어 돌아온 후, 하늘소풍 카페에 국회 다녀온 이야기와 '아동학대 범죄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이 계류중이란 사실을 알리고 국회 폭격과 시위를 부탁하자, 그 날 부터 어마어마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제일 먼저 피켓을 만들어 국회로 달려와 시위를 시작한 것은 부천에 사는 함수향 회원이었다

매서운 바람이 온 몸을 뚫어대던 12월,

그러나 울 추위도 녹일 만큼 들끓던 그 거룩하고 순수한 우리들의 분노..

서울, 경기 지역의 회원들은 국회 앞, 광화문 앞, 민주당사 앞, kbs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었다. 하고 나면 누가 어떤 보상을 준다는 일도 아니었다

겨울 추위보다 더 온 몸을 벌벌 떨게 했던 것은 비참하게 죽어나간 학대 아동들의 억장무너지는 사연..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의 미안함과,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람'으로서의 분노, 그리고 힘없는 어린 목숨을 꺾고서 몇년안되어 활개치고 살아갔던, 그동안의 아동학대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 의지, 그것이 우리를 움직였다.

그리고 전국에서 이어진 국회 전화 맹폭격.

우린 전문시위꾼도, 열혈 운동권 과거도 없는, 그냥 아이 키우는 엄마 아빠들일 뿐이었다. 국회는 어마무시한 사람들만 드나드는 곳이기에 우리 삶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줄 알았다.

그러나, 하늘소풍 카페 게시판에 올려진 법사위 의원들 사무실 전화번호를 본 우리들은 벌벌떨리는 손으로 버튼을 누르고 전화 연결이 되면 이유없는 두려움에 떨면서 통화를 했다

' 저기,,,요... 아동, 특례법이요... 왜 통과 안시켜주세요? ... 아이들이 얼마나 죽어나가야,,,,' 여기까지 얘길하면, 울음이 터지더라는 것이 회원들의 증언이었다.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말끝도 맺지 못하고 펑펑 통곡이 터지는 것이 우리 회원들이었다.통화가 되는 순간, 서현이의 그 가엾은 주검이 생각나서, 겨우 8년을 살다갔으면서 그 중 4년은 무진 학대와 고문속에서 죽어간, 우리 서현이가 생각나서, 회원들은 통곡을 하면서 전화를 했다.

고백하건데, 나는 딱 한 통화 외에 통화를 할 수가 없었다. 전화를 걸면 모두 통화중이었기 때문이다.

카페에는 수십건의 통화인증 녹음이 올라왔다.

다소 퉁명스럽게 답한 의원실은 회원들의 항의전화가 잇다랐다

'여보세요... 흑흑'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우느라 한마디도 못한 회원, ' 저기요,,'하자마자 ' 네 어머니 염려마십시오, 저희가 신경쓰고 있습니다' 라고 다짜고짜 답한 의원실 얘기 - 오죽 전화가 많이 걸려왔으면-

그야말로 폭격이었다.

유사이래 이런 폭격도 있었을까..

몇 몇 의원실은 모든 전화기를 내려놓을 정도라했다. 며칠 내내 '특례법 통과' 전화만 와서 업무를 보지 못할 지경이었다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간절했다

우리가 무심해서,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서, 가엾은 아가들이 죽어갔다고 여겼기에

우리라도 남은 아이들을 지켜주자고 한 목소리로 간절하게 눈물로 호소하였다

그것은, 모성과 부성의 확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