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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거주지 근처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지면 집값 떨어진다고 쉬쉬하고 감추기 바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구영리 엄마들은 자신들이 먼저 나서서 사건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최초의 서명운동도 서현이가 살던 동네에서 구영리 엄마들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세상엔 님비 족도 있지만 핌비 족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세상은 발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구영리 엄마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내 인생에 서명지를 만드는 날이 생기리라고 꿈에서라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에 ‘발자국’에서 보내 준 다른 서명지를 토대로 ‘이런 살인행위가 법정최고형으로 다스려지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아동인권 후진국 대한민국의 법제도가 달라지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울산 동거녀에게 법정최고형을 내려주십시오!!!’ 라고 느낌표 가득한 문장을 만들어 발자국에 메일로 전송했다.
발자국에서 배너와 테이블, 서명지 500장을 프린터하여 지원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현이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계모 박씨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서명지를 들고 나섰지만, 평범하게 살았던 평범한 구영리 엄마들은 어떻게 서명을 받아야 하는지 난감했다고 한다. 말문도 떨어지지 않고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쭈볏거렸다는 것이다.
“저기,,, 여기 서명 좀...”
간신히 입을 열어도 사람들은 눈길도 안주고 지나치기 일쑤였다고 한다. 민망하고 속상해서 눈물까지 나오더란 후일담을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무슨 일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사건 내용을 설명해주면서 엄마들은 눈물을 흘렸고 그 진심이 통했는지 준비했던 서명지가 동이 나버렸다고 한다.
서현이가 다니던 학교의 학부모들도 서명지를 다운받아 서명운동에 나섰다.
카페를 통해 울산 어디어디서 언제 서명운동을 한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고 , 후기도 이어졌다.
카페 회원 중 울산 거주자들이 속속 서명운동에 동참하였고 동 별로 따로 나뉘어 서명운동을 이어갔다
구영리 엄마들이 서명을 받으러 다닐 동안 나는 카페에 글을 올렸다.
카페는 밴드에서 넘어온 사람들로 인해 금세 천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생겼기에 나는 그들에게 청와대 신문고 , 각 정당, 울산 지역 국회의원 홈페이지에 사건 내용을 알리도록 부탁하였고 , 각 시사 방송 프로그램에 ‘울산계모사건’ 제보 하기 등을 독려하였다.
네이버 카페라는 것을 처음 해보는터라, 좌충우돌 끙끙대며 카테고리를 만들고 카페 대문을 만들었다.
<웹디자인을 하나도 모르던 내가 근근히 만든 최초의 카페 대문>
<현재 전문 웹 디자이너인 회원이 만들어준 카페 대문>
나는 친모, 방송기자들과 함께 병원, 경찰서 등을 쫒아다니고 ,사건내용을 pptx로 만들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하여 카페에 올리고 ‘저작권료 안받을테니 여기 저기 널리 퍼뜨려달라’고 했으며, 카페에 수시로 사건 내용을 올렸다
내가 동분서주하는 것을 알게 된 경남 여성 인권위원회 특별위원인 조현순 경남 여성CEO 관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조현순 관장님은 가정폭력 특별법 제정과 여성인권 , 불우 청소년들 교화에 평생을 바친 분이다. 나와의 인연은 관장님이 만든 ‘수지 에니어그램’을 수강하면서 시작되었다.
‘내가 평생을 싸우느라 지쳐서 이제 안 나설라고 했는데,, 공쌤 동분서주하는 거 보이까 가만 있을 수가 없다. 내가 여성하고 청소년은 어떻게 해놨는데 아동을 못한 게 평생의 짐이었다’ 하시며 전국 여성 1366 관장님들, 성폭력 상담소 소장님들, 가정 폭력 상담소 소장님들을 소개시켜주셨다.
덕분에 나는 눈코뜰새 없이 쫒아다녀야 했고 하루종일 전화통을 붙잡고 살아야 했다. 내 피골상접의 시작은 조관장님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관장님이 뒤에서 밀어주시는 덕분에 전국 1366이 울산계모 사건에 대해 캠페인과 서명운동을 하였고 울산 1366도 서명 6,700명을 받아주었으며 울산 상시협과도 연결이 되었다.
이후 서명지에는 ‘발자국’ / 울산 상담소 시설협의회/ 울주군의회 /진해 가정 상담센터 / ‘하늘로 소풍간 아이를 위한 모임’의 이름이 연대로 올라가게 되었다.
그리고 1366은 다음과 같은 전폭적 지지를 약속하였다. 물론 조관장님이 도와주신 덕분이다.
1. 1366 전국 지부가 서명 및 탄원서를 릴레이 형식으로 받아 제출한다
2. 생모와의 상담 및 심리치료를 전담한다
3 신고의무자 강화 및 아동학대 형량의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
4. 필요할 경우 변호사를 선임( 민변 ) 하여 준다
조관장님은 내게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협의회’를 구성하라고 하였다.
비상대책위는 뭐고 협의회는 또 뭐여... 뭘 어떻게 해야 하는거여...
난 정말로 이런 걸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머릿속이 수세미처럼 엉클어졌다.
울주군의 최인식 군의원과 강민경씨가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한때는 비대위를 조직할까도 생각했지만, 난 처음으로 조관장님의 말씀을 어겼다.
시민단체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망설이던 모습들, 앞장서지 않으려하고 복지부동하던 모습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단체가 되면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행정이 우선이 되고 그렇게 되면 추진력이 약해질 것 같다는 것이 날 망설이게 하였다.
수없이 고민 하다가 마침내 마음을 굳혔다
자발적인 시민모임으로 가자!
그리고 카페의 성격은 내가 대표로 있던 일년간 지속되었고 내가 그만둔 후 제 2기 대표 체제에서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난 모든 활동 사항을 카페에 올렸다.
온라인의 특성 중 하나는 읽을거리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에 미즈(당시 사이버 주부대학)에서의 온라인 활동으로 여러 여성 잡지에까지 소개된 경력이 있었기에 당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헐, 벌써 15년 전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미즈 회원여러분, 제가 원조 회원입니다 ~~ ^^)
그리고 친모를 설득하여 서현이 진료 기록지, 아이 화상 사진과 대퇴부 골절 엑스레이 사진을 올리고 ‘서현이를 통해 아동학대의 실상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거듭 설득하여 서현이의 어렸을 적 사진들을 친모의 여동생에게서 받아 모자이크 없이 카페에 올렸다. (당시 친모에게는 아이의 사진이 없었기 때문에 친모가 여동생에게 사진을 받고 나는 친모에게 사진을 받았음)
회원들의 충격은 실로 엄청났다.
기사 몇 줄로만 읽던 아동학대 사건의 실상에 대해 눈을 통해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끔찍한 화상 사진과 부러진 허벅지 뼈를 직접 보자 회원들은 경악하였고, 처참하게 죽어간 아이가 사실은 너무 귀엽고 해맑은 아이라는 것을 보고 눈물 흘렸다.
“사흘간 밥도 못 먹고 울었어요”
“정말 이렇게 끔찍한 줄은 몰랐어요”
“우리 아이도 그 또래에요, 아이 끌어안고 울고 또 울었어요”
그러더니 며칠 후부터 이런 글들이 카페 가득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기 서울 00동인데 서명 운동 같이 하실 분’
‘경주 00에서 서명운동 함께 해요’
‘천안에서 서명운동 하실 분 없나요? 00시부터 가능요’
<울산시 울주군 구영리(서현이 살던 지역) 외 타지역 최초로 서울에서 벌어진 서명운동>
그들은 카페 자료실에 올려진 서명지와 서현이 사진을 다운받아서 자신들이 알아서 피켓을 만들고 거리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후기와 서명 받은 인증샷, 활동하는 모습, 서명하자는 글들을 카페에 올렸고, 카페는 서명활동 사진과 글로 가득해졌다
이 사람들 뭐지?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아이를 위해 전국에서 함께 움직이는 이들은 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지?
나는 카페를 들여다보며 눈시울이 붉어졌고 목이 뻐근해졌다.
자발적 시민들의 참여가, 위력이 이렇듯 위대했던가.
현대 사회를 이기주의라 평하는데, 아니 아니 당신들이 틀렸다
이 위대한 물결을 보라!
나는 가슴 터질듯한 눈물을 한 아름 안고 카페에 글을 올렸다
‘... 여러분 모두 이 '무례한 법'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떨치고 일어난 의병들입니다.
우리는 '무례한 법'을 깨부수고 '상식적인 법'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서명지 한 장이, 민원 넣고, 전화로 항의하고, 퍼 나르는 글 하나가, 여러분이 올려주는 댓글 한 줄이 모두 우리의 싸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자랑스러운 의병입니다...
여러분을 ..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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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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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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