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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7일,
'울산계모 사건'을 통해 아동학대에 대한 실상을 접한 후, 나는 그야말로 '눈이 확 돌아' 버렸다.
소풍가고 싶다던 그 조그만 여자아이를 갈비뼈 16개가 부러질 정도로 처참하게 폭행하여 죽였는데도 상해치사 혹은 학대 치사를 적용하여 통상 5년이내, 대게는 3-4년 정도의 구형을 하고 초범에 우울증에 그동안의 양육 어쩌고 저쩌고 하게 되면 1년 혹은 집행유예까지 선고 가능한 것이 당시 대한민국의 법이었던 것이다
갈비뼈 16개를 부러뜨린 것이 어떻게 실수인가! 어떻게 치사죄가 되는가!
이것은 명백한 살인이다!!
가엾은 어린 아이의 처참한 죽음도 가슴아팠지만 나를 분노에 휩싸이게 한 것은 그 대한민국의 법이었다.
그때부터 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의 법과 싸웠다.
혼자 싸운 것은 아니다
세상엔 의로운 사람들이 많았고, 함께 모였고 함께 움직였다
나혼자 울부짖는 것으로 끝났다면, 사람들은 나를 광녀취급 했을 것이다
몇 십명이 어울려 울부짖었다면, 사람들은 시끄럽다고 했을 것이다
수백명, 수천명, 아니 이만명이 모이자 사람들은 '무언가 있구나'하고 돌아보았고 관심을 기울였다.
그렇게 '하늘소풍'이라는 전대미문의 자발적시민모임이 결성되었다.
울산계모는 , 대한민국 아동학대 사건의 솜방망이 처벌의 상징적 존재였고,
우리는 그녀를 통해 아동학대 사건의 선례를 만들기 위해 지난 일 년 간 치열하게 싸웠다.
전국 서명운동, 진정서 쓰기, 피켓 시위, 공판 참여 집회등, 그 어떤 단체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냈다.
서명운동을 할때마다, 피켓을 들고 나설때마다 사람들은 말했다
'그런다고 뭐가 변하겠어?'
우리는 국회에서 존재조차 모르고 계류중이던 '아동학대범죄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을 통과 시켰고
아동학대치사 사건을 살인죄로 적용시킬 수 있도록 여론을 모았으며,
마침내 2014년 10월 16일,
부산 고등법원은 아동학대 사건 최초로 울산계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하였고, 양형기준 최고인 18년 징역형을 항소심에서 선고하였다.
그 일년간 나는 잔다르크로 불리기도 했고, 적대적인 사람들에게는 공구라로 불리기도 했다
온갖 찬사와 온갖 모함이 지난 일년간 내게 쏟아졌고
남들이 몇 생을 태어나도 못 겪을 정도의 엄청난 양의 고소사건에 휘말리게도 되었다
공판 다이어트라고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로 몸이 망가졌고, 잘나가던 사업을 접고 뛰어들어 경제적으로 극심한 고통도 겪었으며 심연을 들여다보다가 내가 심연이 되는 정신적 고통도 겪었다
그러나 흔들렸을 지언정 후회는 없었다.
지난 10월 20일, 일년간의 하늘소풍 대표직을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온 후, 나는 평범한 이들이 이룬 위대한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이나 마찬가지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의 고향 中에서
칼럼을 연재하기에 앞서
아동학대 역사의 길을 새로 만든 사람들, 하늘소풍의 위대한 의병들에게 존경을 담아 이 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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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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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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