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공연 후기
작성자 :민규맘
등록일 :2003-07-18 22:22:00
조회수 :9,413
지난 수요일에 봤습니다. 그날 정말 쇼를 했습니다. 회사에서 도저히 빠져나올 상황이 아니었는데 도망치듯 '조퇴'를 선언(?)하고 후다닥 회사를 나섰습니다. 곧장 민규 어린이집으로 달려가 낚아채듯 아이들 pick up하고 친구언니(초록토끼님)의 부탁으로 주희네 놀이방에도 들려 두 아이들을 태우고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으로 출발~
처음 가본 교육문화회관. 본관 입구에는 공연장에서나 볼 수있는 야광 장난감(? 정확한 명칭이 뭐지요?)을 파는 아주머니가 계셨어요. 때마침 저도 그날 같은 팀 동료한테 우연히 받은 공연관람용 야광막대(?)가 있었던지라 사진 않았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희가 앞쪽에 앉았었는데, 민규랑 주희가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바람에 뒷자석에 앉은 분들 관람에 막대한 방해를 초래한 것 같더이다. 이자리를 빌어 그분들께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공연관계자분, 공연장 입구에 그런 장비(?)를 파시는 분, 저지시켜주세요. 무지한 저는 야광막대를 팔길래 공연관람시 간혹 흔들어주고 그래도 되는 줄 알았어요.)
공연장에 입장하자마자 무대 가득히 촘촘히 박힌 반짝이는 별들이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민규! Look at the stars! wow... so beautiful.. I don't know what to say. It's just beautiful.. ' 했져. 왠걸. 제 품에 안겨있던 3돌박이 민규는 극도로 긴장된 표정을 하고는 제 어깨를 꽉 잡앗습니다. 공연장의 가득메운 어둠이 두려웠나봅니다. 그렇게 숨죽이면서 병든 닭처럼, 때로는 아주 세게 저를 잡아 안고 그렇게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습니다. 민규의 긴장과 공포가 조그마한 민규의 손에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저 또한 초긴장이었습니다. 민규가 언제 "으앙..." 울음을 터뜨릴 지 몰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공연장의 불이 서서히 꺼지고 칠흙같은 어둠이 우리를 휩싸고 잠시후 탁탁타탁 탁탁타탁... 중년제제가 타자기를 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민규는 우려한바 대로 "으아..... 무쪄워....." 했지 뭐예요. 등줄기의 식은땀... "민규, can you hear that sound? dackdack... do you know what sound is it? " 정신없이 귀속에서 대고 중얼거렸습니다. 아이를 진정시키려구여. -.-;; (민규는 그렇게 2시간을 엄마 무릎에 앉아 매달려 관람했음. 어둠속에서 모자지간의 친밀감 극대화 효과 있었음.)
두시간동안 이렇게 달래면서 봐야 하겠구나..란 생각에 앞이 캄캄..
저는 빨리 제제의 '일상'(안 무섭잖아요)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제제의 house 가 나오고, 설겆이 하는 누나의 접시를 깨라는 제제맘속의 악마의 주문대로 제제가 말썽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민규의 긴장감은 생각보다 쉽게 풀어졌습니다. 제제 엄마가 아름다운 음성으로 빨래를 널면서 부르는 노래.. 그리고 아름다운 현악기, 특히 민규가 너무나 좋아하는 바이올린 소리에 민규도 저도 푹~ 빠져버렸습니다. 민규는 어느새 뮤지컬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민규의 반응을 살피느라 전반부는 내내 민규의 시각으로만 봤습니다.
어린동생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얻어주기 위해 열심히 걷다가 동생이 힘들어하니까 자신도 힘들지만 업고 가는 제제. 중고장난감이 다 팔려서 동생에게 줄 선물이 없어지자 슬퍼 울고 있는 동생을 위로해 주다가 견디지 못하고 우는 제제.. 저는 우리말 이해력이 영어 이해력보다 다소 떨어지는 (이중언어의 폐해? or 엄마의 과소평가?) 민규 귀에다 대고 정말 쉬운 영어로 종알종알 통역(?)을 해주면서 이해시켰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뮤지컬의 한장면 한장면을 가끔 이해해주는 민규가 기특했습니다.
민규가 눈을 반짝이며 집중해서 보던 장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칙칙폭폭 기차가 지나가는 장면과 리얼한 효과음.
제제가 동생이랑 중고장난감 구하러 가는 길에 빵빵빵빵 자동차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이녀석에 죽고 싶어? 조심해야지!" 하는 장면. (귀엽더군요. 자동차가요)
뽀루뚜가 아저씨가 빨갛고 멋진 승용차를 몰고 왔다갔다 하는 장면. (이 빨간 자동차만 나왔다 하면 흥분. 눈 반짝반짝. )
노래하는 아저씨의 현란한 춤과 노래. (정말 신났져? 어찌나 웃기던지...후후...)
제제 아빠를 위로하기 위해 뜻모를 야한노래를 부르다가 아빠한테 맞는 장면. (이 장면을 안보여 주려고 민규 눈을 자꾸 가렸지만, 글쎄 이녀석은 생전 처음보는 그런장면이 '신기'한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아주 호기심에 가득한 표정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아닙니까! 제 손을 밀치면서 필사적으로 말이져. -.-;;)
제제가 뽀루뚜가 아저씨랑 강가 숲속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을 때 제제 누나가 무대 오른편에 서서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장면.. (가사도 잘 안들려요. 흐... 저랑 민규는 그 멜로디에 취해서 넋을 잃고 흔들거리면서 음악을 들었답니다.)
제제가 꿈속에서 밍기뉴와 함께 하늘로 올라가면서 노래를 부르다가 '쿵!'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
노래하는 새가 금가루를 뿌리면서 반짝이는 별 사이를 날아다니면서 노래부르는 장면... (이 장면은 정말 너무나 환.상.적이여서. 저는 저도 모르게 '와~~~' 괴성을 질렀지 뭡니까. 민규는 아무소리 없이 넋 나간 표정으로 눈을 그곳에 고정시켜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한참동안을..)
오누이맘님이 그러셨던가.
꼭 티슈 가져가야 한다고여.
전 '설마....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민규 건사하느라 제대로 감상이나 할 수 있겠어?' 싶었습니다만 왠걸요. 흑.. 저 티슈 안 가지고 가서 어찌나 당황 황당했던지.. 쏟아지는 눈물 콧물을 손이랑 주먹으로 닦는데도 한계가 있었던지라 민규한테는 미안하지만, 민규 티셔트 뒷자락을 끌어당겨 수시로 닦아 줬다는 거 아닙니까. -.-;;
눈물이 쏟아질까봐. 저는 사실 극에 몰두하지 않았습니다.
와... 조명 예쁘네. 어떻게 조정하고 있는고야?
와... 꼬마악마 몸매 너무 이쁘다.
와... 제제 엄마 어쩜 저렇게 길쭉길쭉 늘씬하고 예쁘고 목소리도 고울까.
와... 여기 배우들은 어쩜 저렇게 목청이 좋을까. 훈련을 많이 해서일까 아니면 타고난 목소리인가?
와... 이건 하모니카 소리군. 이건 바이올린. 이건 클라리넷이구먼. 플룻?
으... 저 뽀르뚜가 아저씨만 나오면 왜 자꾸 눈물이 나오지..우띠..
뭐 이러면서 온갖 주위를 딴 곳으로 돌렸건만. 끝내는 뮤지컬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속으로 '안돼..눈물콧물 범벅되면 대책 없어..' 했지만 그만 감정이입되면서 무너져 버렸습니다.
제가 눈물을 흘린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찬찬히 뜯어보면.. '자기연민'이 그 이유인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너무 어린나이에 너무나 상처를 많이 받아...세상을 빨리 알게된 제제.. 그리고 사랑하는 뽀루뚜가를 잃은 슬픔.... "신은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시는 거져?"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대사는 꽤 익숙합니다. 제가 신에게 물었던 그 대사거든요. 아마도 그래서 울었나 봅니다. 자기 연민.. 공.감.
제가 어렸을 때 저의 라임오렌지나무, 노래하는 새는 바로 '잘생긴 예수님사진'이었습니다. 힘들때 마다 (때로는 잠들기 전 어둠이 무서울 때, 전설의 고향을 보고 잠들어 꿈에 귀신이 나타났을 때에도) 전 예수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거든요. 엄마에게 지금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애기였을 때부터 저에게 종교적인 환경을 꾸준히 만들어주신 것. 지금까지 살면서 정말 큰 힘이었으니까요.
이땅에.. 제제처럼 상처받은 아이들 영혼이 많이 있겠져?
이 세상에 얼굴을 비치기도 전에 비참하게 사지를 찢겨 낙태된 아기들 영혼부터 시작해서.. 가정 폭력에 시달려 극도의 공포를 너무나 일찍 맛본 상처받은 아이들 영혼까지.. 제제를 보면서 그들이 떠올랐습니다.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해 오늘은 기도를 하고 자야겠네요.
ps : 공연이 끝나고 냉큼(?) CD를 샀습니다. 공연보는 내내 CD 꼭~사야지 벼르고 있었거든요. 돌아가는 길에 CD를 들으면서 갔습니다. 공연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듣는 감미로운 음악. 저는 바이올린 소리가 이렇게 애절하다니.. 간만에 또 인정합니다. 역쉬.. 바이올린. 매력적인 악기야. (아... 첼로도 좋은데..) 눈을 반쯤 감고 (절대 조는 거 아님)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4살짜리 꼬맹이를 보면서 배꼽 잡았다는거 아닙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40여분동안 말을 마디도 안하고 음악을 감상하는데.. 제가 장난으로 음악 볼륨을 줄여봤습니다. 난리가 납니다. '엄마, 코게하라니까~'
CD 꼬~옥 사십쇼.
공연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애절한 바이올린 소리가 한참을 귓가에 맴돌구여.
ps :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4세도 즐길 만한 뮤지컬입니다.
처음 가본 교육문화회관. 본관 입구에는 공연장에서나 볼 수있는 야광 장난감(? 정확한 명칭이 뭐지요?)을 파는 아주머니가 계셨어요. 때마침 저도 그날 같은 팀 동료한테 우연히 받은 공연관람용 야광막대(?)가 있었던지라 사진 않았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희가 앞쪽에 앉았었는데, 민규랑 주희가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바람에 뒷자석에 앉은 분들 관람에 막대한 방해를 초래한 것 같더이다. 이자리를 빌어 그분들께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공연관계자분, 공연장 입구에 그런 장비(?)를 파시는 분, 저지시켜주세요. 무지한 저는 야광막대를 팔길래 공연관람시 간혹 흔들어주고 그래도 되는 줄 알았어요.)
공연장에 입장하자마자 무대 가득히 촘촘히 박힌 반짝이는 별들이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민규! Look at the stars! wow... so beautiful.. I don't know what to say. It's just beautiful.. ' 했져. 왠걸. 제 품에 안겨있던 3돌박이 민규는 극도로 긴장된 표정을 하고는 제 어깨를 꽉 잡앗습니다. 공연장의 가득메운 어둠이 두려웠나봅니다. 그렇게 숨죽이면서 병든 닭처럼, 때로는 아주 세게 저를 잡아 안고 그렇게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습니다. 민규의 긴장과 공포가 조그마한 민규의 손에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저 또한 초긴장이었습니다. 민규가 언제 "으앙..." 울음을 터뜨릴 지 몰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공연장의 불이 서서히 꺼지고 칠흙같은 어둠이 우리를 휩싸고 잠시후 탁탁타탁 탁탁타탁... 중년제제가 타자기를 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민규는 우려한바 대로 "으아..... 무쪄워....." 했지 뭐예요. 등줄기의 식은땀... "민규, can you hear that sound? dackdack... do you know what sound is it? " 정신없이 귀속에서 대고 중얼거렸습니다. 아이를 진정시키려구여. -.-;; (민규는 그렇게 2시간을 엄마 무릎에 앉아 매달려 관람했음. 어둠속에서 모자지간의 친밀감 극대화 효과 있었음.)
두시간동안 이렇게 달래면서 봐야 하겠구나..란 생각에 앞이 캄캄..
저는 빨리 제제의 '일상'(안 무섭잖아요)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제제의 house 가 나오고, 설겆이 하는 누나의 접시를 깨라는 제제맘속의 악마의 주문대로 제제가 말썽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민규의 긴장감은 생각보다 쉽게 풀어졌습니다. 제제 엄마가 아름다운 음성으로 빨래를 널면서 부르는 노래.. 그리고 아름다운 현악기, 특히 민규가 너무나 좋아하는 바이올린 소리에 민규도 저도 푹~ 빠져버렸습니다. 민규는 어느새 뮤지컬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민규의 반응을 살피느라 전반부는 내내 민규의 시각으로만 봤습니다.
어린동생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얻어주기 위해 열심히 걷다가 동생이 힘들어하니까 자신도 힘들지만 업고 가는 제제. 중고장난감이 다 팔려서 동생에게 줄 선물이 없어지자 슬퍼 울고 있는 동생을 위로해 주다가 견디지 못하고 우는 제제.. 저는 우리말 이해력이 영어 이해력보다 다소 떨어지는 (이중언어의 폐해? or 엄마의 과소평가?) 민규 귀에다 대고 정말 쉬운 영어로 종알종알 통역(?)을 해주면서 이해시켰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뮤지컬의 한장면 한장면을 가끔 이해해주는 민규가 기특했습니다.
민규가 눈을 반짝이며 집중해서 보던 장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칙칙폭폭 기차가 지나가는 장면과 리얼한 효과음.
제제가 동생이랑 중고장난감 구하러 가는 길에 빵빵빵빵 자동차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이녀석에 죽고 싶어? 조심해야지!" 하는 장면. (귀엽더군요. 자동차가요)
뽀루뚜가 아저씨가 빨갛고 멋진 승용차를 몰고 왔다갔다 하는 장면. (이 빨간 자동차만 나왔다 하면 흥분. 눈 반짝반짝. )
노래하는 아저씨의 현란한 춤과 노래. (정말 신났져? 어찌나 웃기던지...후후...)
제제 아빠를 위로하기 위해 뜻모를 야한노래를 부르다가 아빠한테 맞는 장면. (이 장면을 안보여 주려고 민규 눈을 자꾸 가렸지만, 글쎄 이녀석은 생전 처음보는 그런장면이 '신기'한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아주 호기심에 가득한 표정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아닙니까! 제 손을 밀치면서 필사적으로 말이져. -.-;;)
제제가 뽀루뚜가 아저씨랑 강가 숲속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을 때 제제 누나가 무대 오른편에 서서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장면.. (가사도 잘 안들려요. 흐... 저랑 민규는 그 멜로디에 취해서 넋을 잃고 흔들거리면서 음악을 들었답니다.)
제제가 꿈속에서 밍기뉴와 함께 하늘로 올라가면서 노래를 부르다가 '쿵!'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
노래하는 새가 금가루를 뿌리면서 반짝이는 별 사이를 날아다니면서 노래부르는 장면... (이 장면은 정말 너무나 환.상.적이여서. 저는 저도 모르게 '와~~~' 괴성을 질렀지 뭡니까. 민규는 아무소리 없이 넋 나간 표정으로 눈을 그곳에 고정시켜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한참동안을..)
오누이맘님이 그러셨던가.
꼭 티슈 가져가야 한다고여.
전 '설마....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민규 건사하느라 제대로 감상이나 할 수 있겠어?' 싶었습니다만 왠걸요. 흑.. 저 티슈 안 가지고 가서 어찌나 당황 황당했던지.. 쏟아지는 눈물 콧물을 손이랑 주먹으로 닦는데도 한계가 있었던지라 민규한테는 미안하지만, 민규 티셔트 뒷자락을 끌어당겨 수시로 닦아 줬다는 거 아닙니까. -.-;;
눈물이 쏟아질까봐. 저는 사실 극에 몰두하지 않았습니다.
와... 조명 예쁘네. 어떻게 조정하고 있는고야?
와... 꼬마악마 몸매 너무 이쁘다.
와... 제제 엄마 어쩜 저렇게 길쭉길쭉 늘씬하고 예쁘고 목소리도 고울까.
와... 여기 배우들은 어쩜 저렇게 목청이 좋을까. 훈련을 많이 해서일까 아니면 타고난 목소리인가?
와... 이건 하모니카 소리군. 이건 바이올린. 이건 클라리넷이구먼. 플룻?
으... 저 뽀르뚜가 아저씨만 나오면 왜 자꾸 눈물이 나오지..우띠..
뭐 이러면서 온갖 주위를 딴 곳으로 돌렸건만. 끝내는 뮤지컬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속으로 '안돼..눈물콧물 범벅되면 대책 없어..' 했지만 그만 감정이입되면서 무너져 버렸습니다.
제가 눈물을 흘린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찬찬히 뜯어보면.. '자기연민'이 그 이유인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너무 어린나이에 너무나 상처를 많이 받아...세상을 빨리 알게된 제제.. 그리고 사랑하는 뽀루뚜가를 잃은 슬픔.... "신은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시는 거져?"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대사는 꽤 익숙합니다. 제가 신에게 물었던 그 대사거든요. 아마도 그래서 울었나 봅니다. 자기 연민.. 공.감.
제가 어렸을 때 저의 라임오렌지나무, 노래하는 새는 바로 '잘생긴 예수님사진'이었습니다. 힘들때 마다 (때로는 잠들기 전 어둠이 무서울 때, 전설의 고향을 보고 잠들어 꿈에 귀신이 나타났을 때에도) 전 예수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거든요. 엄마에게 지금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애기였을 때부터 저에게 종교적인 환경을 꾸준히 만들어주신 것. 지금까지 살면서 정말 큰 힘이었으니까요.
이땅에.. 제제처럼 상처받은 아이들 영혼이 많이 있겠져?
이 세상에 얼굴을 비치기도 전에 비참하게 사지를 찢겨 낙태된 아기들 영혼부터 시작해서.. 가정 폭력에 시달려 극도의 공포를 너무나 일찍 맛본 상처받은 아이들 영혼까지.. 제제를 보면서 그들이 떠올랐습니다.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해 오늘은 기도를 하고 자야겠네요.
ps : 공연이 끝나고 냉큼(?) CD를 샀습니다. 공연보는 내내 CD 꼭~사야지 벼르고 있었거든요. 돌아가는 길에 CD를 들으면서 갔습니다. 공연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듣는 감미로운 음악. 저는 바이올린 소리가 이렇게 애절하다니.. 간만에 또 인정합니다. 역쉬.. 바이올린. 매력적인 악기야. (아... 첼로도 좋은데..) 눈을 반쯤 감고 (절대 조는 거 아님)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4살짜리 꼬맹이를 보면서 배꼽 잡았다는거 아닙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40여분동안 말을 마디도 안하고 음악을 감상하는데.. 제가 장난으로 음악 볼륨을 줄여봤습니다. 난리가 납니다. '엄마, 코게하라니까~'
CD 꼬~옥 사십쇼.
공연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애절한 바이올린 소리가 한참을 귓가에 맴돌구여.
ps :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4세도 즐길 만한 뮤지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