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스프..후기
작성자 :단비맘
등록일 :2003-04-19 00:08:08
조회수 :10,895
나들이명: 신기한 스프
오래전부터 찍어둔 뮤지컬이었지만, 시간내기가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공동구매 형식의 단체관람이 아니면 1인당 3만원이나 하는 관람료를 선뜻 지불하기가 망설여지는데, 항상 평일 늦게 있는 단체관람시간으로 인하여 직장맘의 현실에 쉽게 휴가를 낼 수도 없는 상황...갈까 말까..정말 수 없이 고민하던 Strange Soup 을 우연히 누가 취소한 표를 잽싸게 나꿔채게 되었고...
무엇보다 이번주에 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되고, 팀장도 줄장을 가고 없는지라( 이 북경 출장에 원래 나도 같이 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놈의 감기(내 생각에는 사스증후군..)가 떠나기 이틀전 결국 나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아직까지 배가 아프다 -.-) 마음 편하게 오후 휴가를 내기로 하고 단체관람을 신청하거였는데...
오늘 비가 내릴 줄 누가 알았나?
한숨이 푹푹 나왔지만, 이미 예약을 한 상황이니, 안 갈 수도 없고, 단비를 일찍 유치원에서 데리고 와서, 비옷, 장화로 중무장을 하고 수지에서 압구정동으로의 먼 여행을 시작했다.
버스를 탈 때부터, 단비 우산에 내 우산을 접는라 단비를 먼저 버스에 태우고 밑에서 꾸물거렸더니, 버스 운전사가 신경질을 부리기 시작한다. 우씨.. 뉴질랜드의 버스 운전사 얘기도 못들어봤나? 버스에서 내려 유모차를 접어 올려주고, 유모차걸이(뉴질랜드 버스에는 이런것도 있단다. 부러버~)에 걸어주기까지 한다는데...우리나라 선진국 되려면 정말 아직도 멀었다.-.-
양재역에서 내려 택시를 어렵지 않게 잡았는데, 이번엔 택시기사 아저씨..이 비오는 날 애 고생시키면서 왜 압구정동까지 가냔다...글쎄, 내가 비가 올 줄 알았냐구요? 집이 어디냐고 해서 수지라고 했더니, 아저씨왈, 수지물이 나쁘냔다.. 한 술 떠든다. 비오는 날, 아이 데리고 택시도 맘대로 못타겠다.-.-
선착순 좌석 배부였으나, 좌석 배부 시간에 맞춰 가는 건 이미 포기한 상태였음에도 전체 좌석의 반이상이 비는 관계로 그닥 나쁜 곳에는 앉지 않았다.그나마 다행~
리틀 드래곤 이후로 두번째 오는 라트 극장이다. 볼수록 아담하고, 잘 지어진 어린이 극장이다. 이번엔 디지털 카메라를 챙겨가서, 남들이 다 찍는 화장실 앞에서 사진 한방 찍었다. 공연장 안에서는 촬영이 금지 되어 있어, 찍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 유명한 알 모양의 화장실에 데려가니, 단비왈 "와, egg 화장실이다"(유치원에 다닌 이후로 단비의 영어구사력은 정말 현저히 떨어진다. 예전에 영어로 하던 말도 전부 우리말로 translation 해주고, 내가 하는 말도 너무 고맙게 전부 우리말로 translation 해준다.-.- 예전 30개월 전후에 보이던 현상, 나의 영어 질문에 전부 우리말로 대답하는 현상을 다시 보이고 있다.) 하며 옛기억을 되살리는 듯 좋아한다.
공연장안에서도 Have you been here in this theater? 하고 물어봤는데, 모르겠단다. 이구... 리틀 드래곤 얘기는 지금도 종종 하면서 극장에 대한 개념은 왜 없는거야?
무대 중앙에 큰 단지 하나가 있다. 아마도 strange soup 을 끓일 단지겠지, 단비 먼저 발견하고, "big pot!" 하며 반가워한다. 이 공연을 좀더 심도(?) 있게 보기 위해 어제, 그제 이틀에 걸쳐 strega nona 를 열심히 읽어주었다. grandma witch 인 strega nona가 magic pot 을 이용해서 주문을 외면, pasta 가 절로 넘쳐난다는...
strange soup 이 전개될 상황과 가장 유사한 스토리북이 아닐까 하여, 열심히 읽어주었더니,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헛된 일을 한 건 아니라는 안도감을 내쉬게 했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됐다. 주인공 spellsinger 와 두 명의 악기 연주가는 우리가 앉아 있던 좌석옆의 입구에서 들어온다. 생생하게 얼굴을 봤다. 음..미인이군^^
strange soup 은 5가지 재료(something heavy,something gold,a tiger's tale,something sweet,something silver)로 만들어진다.이 재료 한가지당 우리나라 고전 동화의 스토리가 극안의 극을 만들어내며 전개된다.
something heavy : 하늘에서 갑자기 큰 바위수준의 돌이 떨어진다. 이걸 big pot 에 넣고 stir and mixed them up 한다.
something gold: 혹부리 영감 고전극이 재현된다. strange soup 만드는 걸 도와주던 두명의 쌍동이가 각각의 혹부리 영감을 대신한다. grandpa Gu 와 grandpa Yun 의 역할을 맡아서.. 우리말로는 구씨 할아버지와 윤씨 할아버지일텐데..영어로 이런 표현을 들으니 정말 생소하다.
게다가 우리 전래 동요와 도깨비 방망이 나와라 뚝딱~~ 이런 라임을 영어로 들으니 처음에는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웃을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걸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야 깨달았다. 그 이후 전개된 우리 전래동화를 극으로 표현한 건 하나도 모르는 거였다.-.-
연출가인 로저 린드가 한국적인 것에 관심이 많고, 한국관련 서적을 많이 읽었으며,한국의 전래 동화를 이번 극에 많이 가미하고자 했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어떻게 우리가 모르는 걸 이렇게 쏙쏙 뽑아왔을까? 의문이 아닐 수 없었다. 로저가 읽은 영어로 번역된 한국 전래 동화에는 이런거밖에 없었나부다.-.-
어쨋든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에게서 혹 떼고 받은 "금"이 스프의 재료가 되어 큰 단지 안에 들어가 녹여졌다.
He has a lump in the right side of a face..라는 대사를 통해 혹이 영어로 "lump"라는 걸 배웠다. 흠..건진 게 있군^^
a tiger's tale: "꼬리 빠진 호랑이" 라는 전래동화를 엮은 것이란다. 이것도 방금 홈페이지의 정보를 보고 알았다. 그러니 공연도중에는 도대체 뭔 얘긴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이 정도이니, 단비야 어느 정도였겠는가? 게다가 오늘 단비는 여느때와 달리, 공연을 보면서 별로 참여를 안한다. 손뼉도 안치고, 흥얼흥얼 따라하지도 않고... 출연진들은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노래도 가르쳐주고, 후렴구는 아이들이 직접 부르게도 하고 있구만..단비의 반응은 냉담..
something sweet: 꿀이 재료로 들어간다."꿀 똥 싸는 강아지"라는 전래동화라는데, 이것도 볼 때는 뭔지 모르고 봤다. 다만 지저분하게 저렇게 똥을 강조할까? 아이들이 좋아할거라고 생각해서 그랬나? 음..이런 수준으로만 봤다.
something silver: 거미가 재료이다. "거미와 거미줄"이라는 전래동화가 서브테마이다. 그러나 흑..이것도 처음 들어보는 동화다. 볼 때도 전혀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다. 다만 그림자극을 참 잘만들었다는 그 기술적 노하우에 감탐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즘 사태 발생..단비가 울고 있는거다. 헉!
집에 가고 싶단다. 이를 어째! Aren't you fun? 하니 고개를 설레설레..(그런데 이 순간, 단비가 그래도 영어의 부정문에 대한 긍정적 대답을 No 로 해야 한다는 걸 이해하고 있구나..하는 딴생각을 하며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고 있었다.-.-)
무서워서 남들 다 우는 리틀 드래곤때도 안 울던 녀석이...미스테리다.
급기야는 마지막 휘날레때 다른 모든 아이들은 무대로 내려가 함께 춤주고 노래부르는데, 계속 울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징얼거려 더 이상 있지 못하고 일착으로 공연장을 나왔다.
나오면서 strange soup 이 다 만들어지고 공중과 연결된 투명 파이프에서 받아낸 사탕이 들어있는 바구니에서 사탕을 내 손으로 한웅큼 쥐어 왔다. 안내 하는 언니가 사탕을 쥐라니깐, 단비는 달랑 한개를 쥐는 거다. as much as you can have (말하고 나서 혹시 as many as.. 가 아닐까..머리속으로 엄청 고심했다) 라고 말해도 더 쥘 생각을 안하기에 내가 내 두 손으로 한웅큼 쥐어 단비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단비가 실컷 즐기지 못한 대가라도 되는 것처럼..^^
집에 오면서는 그 쫄깃한 캬라멜형 캔디를 하나씩 까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생각보다 사탕이 맛있었다. 사탕껍질은 공연에 사용되기 위해 반짝이 종이로 화려했고, 보기에 예쁜 사탕치고 맛있는 사탕을 본 적이 없어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새로운 맛이 나느게..별 거 아닌 걸로 사람을 감동시킨다.
집에 와서 strange soup game을 했다. Let's make strange soup. 하니 눈빛을 반짝이며 좋아한다. 짜슥..공연때는 그렇게 울더니, 그래도 strange soup 만들기는 좋은가부다.
We need a big bowl. 좀 큰 플래스틱 믹싱볼을 찾아냈다.
What else do we need to make strange soup? 하고 물어보니,
spoon 이란다. 흠...나는 5가지 재료를 염두에 두고 물어본건데..고럼..고럼..수저도 중요하지.
What else do we need to make strange soup? 하고 다시 물어보니
stone 이란다. 헉..단비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something heavy 라는 형이상학적인 답변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돌,스파이더,설탕(꿀 대신..이건 내가 우겨서 설탕으로 하자고 했다), 호랑이 꼬리(lion's tale 이란다. 왜 tiger와 lion 이 헷갈리는지 모르겠다.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사자보고 tiger 란다.-.-), 금은 종이에 색연필로 그려 오려서 믹싱볼에 담고, 수저로 열심히 저었다.
라트 홈페이지에서 동영상 다운받아 틀어놓고, mix them up, stir it up, stir the pot, make it hot.. 노래 열심히 부르면서..^^
무엇보다 이번주에 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되고, 팀장도 줄장을 가고 없는지라( 이 북경 출장에 원래 나도 같이 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놈의 감기(내 생각에는 사스증후군..)가 떠나기 이틀전 결국 나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아직까지 배가 아프다 -.-) 마음 편하게 오후 휴가를 내기로 하고 단체관람을 신청하거였는데...
오늘 비가 내릴 줄 누가 알았나?
한숨이 푹푹 나왔지만, 이미 예약을 한 상황이니, 안 갈 수도 없고, 단비를 일찍 유치원에서 데리고 와서, 비옷, 장화로 중무장을 하고 수지에서 압구정동으로의 먼 여행을 시작했다.
버스를 탈 때부터, 단비 우산에 내 우산을 접는라 단비를 먼저 버스에 태우고 밑에서 꾸물거렸더니, 버스 운전사가 신경질을 부리기 시작한다. 우씨.. 뉴질랜드의 버스 운전사 얘기도 못들어봤나? 버스에서 내려 유모차를 접어 올려주고, 유모차걸이(뉴질랜드 버스에는 이런것도 있단다. 부러버~)에 걸어주기까지 한다는데...우리나라 선진국 되려면 정말 아직도 멀었다.-.-
양재역에서 내려 택시를 어렵지 않게 잡았는데, 이번엔 택시기사 아저씨..이 비오는 날 애 고생시키면서 왜 압구정동까지 가냔다...글쎄, 내가 비가 올 줄 알았냐구요? 집이 어디냐고 해서 수지라고 했더니, 아저씨왈, 수지물이 나쁘냔다.. 한 술 떠든다. 비오는 날, 아이 데리고 택시도 맘대로 못타겠다.-.-
선착순 좌석 배부였으나, 좌석 배부 시간에 맞춰 가는 건 이미 포기한 상태였음에도 전체 좌석의 반이상이 비는 관계로 그닥 나쁜 곳에는 앉지 않았다.그나마 다행~
리틀 드래곤 이후로 두번째 오는 라트 극장이다. 볼수록 아담하고, 잘 지어진 어린이 극장이다. 이번엔 디지털 카메라를 챙겨가서, 남들이 다 찍는 화장실 앞에서 사진 한방 찍었다. 공연장 안에서는 촬영이 금지 되어 있어, 찍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 유명한 알 모양의 화장실에 데려가니, 단비왈 "와, egg 화장실이다"(유치원에 다닌 이후로 단비의 영어구사력은 정말 현저히 떨어진다. 예전에 영어로 하던 말도 전부 우리말로 translation 해주고, 내가 하는 말도 너무 고맙게 전부 우리말로 translation 해준다.-.- 예전 30개월 전후에 보이던 현상, 나의 영어 질문에 전부 우리말로 대답하는 현상을 다시 보이고 있다.) 하며 옛기억을 되살리는 듯 좋아한다.
공연장안에서도 Have you been here in this theater? 하고 물어봤는데, 모르겠단다. 이구... 리틀 드래곤 얘기는 지금도 종종 하면서 극장에 대한 개념은 왜 없는거야?
무대 중앙에 큰 단지 하나가 있다. 아마도 strange soup 을 끓일 단지겠지, 단비 먼저 발견하고, "big pot!" 하며 반가워한다. 이 공연을 좀더 심도(?) 있게 보기 위해 어제, 그제 이틀에 걸쳐 strega nona 를 열심히 읽어주었다. grandma witch 인 strega nona가 magic pot 을 이용해서 주문을 외면, pasta 가 절로 넘쳐난다는...
strange soup 이 전개될 상황과 가장 유사한 스토리북이 아닐까 하여, 열심히 읽어주었더니,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헛된 일을 한 건 아니라는 안도감을 내쉬게 했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됐다. 주인공 spellsinger 와 두 명의 악기 연주가는 우리가 앉아 있던 좌석옆의 입구에서 들어온다. 생생하게 얼굴을 봤다. 음..미인이군^^
strange soup 은 5가지 재료(something heavy,something gold,a tiger's tale,something sweet,something silver)로 만들어진다.이 재료 한가지당 우리나라 고전 동화의 스토리가 극안의 극을 만들어내며 전개된다.
something heavy : 하늘에서 갑자기 큰 바위수준의 돌이 떨어진다. 이걸 big pot 에 넣고 stir and mixed them up 한다.
something gold: 혹부리 영감 고전극이 재현된다. strange soup 만드는 걸 도와주던 두명의 쌍동이가 각각의 혹부리 영감을 대신한다. grandpa Gu 와 grandpa Yun 의 역할을 맡아서.. 우리말로는 구씨 할아버지와 윤씨 할아버지일텐데..영어로 이런 표현을 들으니 정말 생소하다.
게다가 우리 전래 동요와 도깨비 방망이 나와라 뚝딱~~ 이런 라임을 영어로 들으니 처음에는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웃을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걸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야 깨달았다. 그 이후 전개된 우리 전래동화를 극으로 표현한 건 하나도 모르는 거였다.-.-
연출가인 로저 린드가 한국적인 것에 관심이 많고, 한국관련 서적을 많이 읽었으며,한국의 전래 동화를 이번 극에 많이 가미하고자 했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어떻게 우리가 모르는 걸 이렇게 쏙쏙 뽑아왔을까? 의문이 아닐 수 없었다. 로저가 읽은 영어로 번역된 한국 전래 동화에는 이런거밖에 없었나부다.-.-
어쨋든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에게서 혹 떼고 받은 "금"이 스프의 재료가 되어 큰 단지 안에 들어가 녹여졌다.
He has a lump in the right side of a face..라는 대사를 통해 혹이 영어로 "lump"라는 걸 배웠다. 흠..건진 게 있군^^
a tiger's tale: "꼬리 빠진 호랑이" 라는 전래동화를 엮은 것이란다. 이것도 방금 홈페이지의 정보를 보고 알았다. 그러니 공연도중에는 도대체 뭔 얘긴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이 정도이니, 단비야 어느 정도였겠는가? 게다가 오늘 단비는 여느때와 달리, 공연을 보면서 별로 참여를 안한다. 손뼉도 안치고, 흥얼흥얼 따라하지도 않고... 출연진들은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노래도 가르쳐주고, 후렴구는 아이들이 직접 부르게도 하고 있구만..단비의 반응은 냉담..
something sweet: 꿀이 재료로 들어간다."꿀 똥 싸는 강아지"라는 전래동화라는데, 이것도 볼 때는 뭔지 모르고 봤다. 다만 지저분하게 저렇게 똥을 강조할까? 아이들이 좋아할거라고 생각해서 그랬나? 음..이런 수준으로만 봤다.
something silver: 거미가 재료이다. "거미와 거미줄"이라는 전래동화가 서브테마이다. 그러나 흑..이것도 처음 들어보는 동화다. 볼 때도 전혀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다. 다만 그림자극을 참 잘만들었다는 그 기술적 노하우에 감탐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즘 사태 발생..단비가 울고 있는거다. 헉!
집에 가고 싶단다. 이를 어째! Aren't you fun? 하니 고개를 설레설레..(그런데 이 순간, 단비가 그래도 영어의 부정문에 대한 긍정적 대답을 No 로 해야 한다는 걸 이해하고 있구나..하는 딴생각을 하며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고 있었다.-.-)
무서워서 남들 다 우는 리틀 드래곤때도 안 울던 녀석이...미스테리다.
급기야는 마지막 휘날레때 다른 모든 아이들은 무대로 내려가 함께 춤주고 노래부르는데, 계속 울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징얼거려 더 이상 있지 못하고 일착으로 공연장을 나왔다.
나오면서 strange soup 이 다 만들어지고 공중과 연결된 투명 파이프에서 받아낸 사탕이 들어있는 바구니에서 사탕을 내 손으로 한웅큼 쥐어 왔다. 안내 하는 언니가 사탕을 쥐라니깐, 단비는 달랑 한개를 쥐는 거다. as much as you can have (말하고 나서 혹시 as many as.. 가 아닐까..머리속으로 엄청 고심했다) 라고 말해도 더 쥘 생각을 안하기에 내가 내 두 손으로 한웅큼 쥐어 단비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단비가 실컷 즐기지 못한 대가라도 되는 것처럼..^^
집에 오면서는 그 쫄깃한 캬라멜형 캔디를 하나씩 까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생각보다 사탕이 맛있었다. 사탕껍질은 공연에 사용되기 위해 반짝이 종이로 화려했고, 보기에 예쁜 사탕치고 맛있는 사탕을 본 적이 없어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새로운 맛이 나느게..별 거 아닌 걸로 사람을 감동시킨다.
집에 와서 strange soup game을 했다. Let's make strange soup. 하니 눈빛을 반짝이며 좋아한다. 짜슥..공연때는 그렇게 울더니, 그래도 strange soup 만들기는 좋은가부다.
We need a big bowl. 좀 큰 플래스틱 믹싱볼을 찾아냈다.
What else do we need to make strange soup? 하고 물어보니,
spoon 이란다. 흠...나는 5가지 재료를 염두에 두고 물어본건데..고럼..고럼..수저도 중요하지.
What else do we need to make strange soup? 하고 다시 물어보니
stone 이란다. 헉..단비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something heavy 라는 형이상학적인 답변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돌,스파이더,설탕(꿀 대신..이건 내가 우겨서 설탕으로 하자고 했다), 호랑이 꼬리(lion's tale 이란다. 왜 tiger와 lion 이 헷갈리는지 모르겠다.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사자보고 tiger 란다.-.-), 금은 종이에 색연필로 그려 오려서 믹싱볼에 담고, 수저로 열심히 저었다.
라트 홈페이지에서 동영상 다운받아 틀어놓고, mix them up, stir it up, stir the pot, make it hot.. 노래 열심히 부르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