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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결사대

등록일 2015-07-04 21:25

조회수 5,589

 

서현이 사건을 알기 전까지 나는 이라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으며 그냥 국회에서 이런 법을 만들겠습니다 하고 땅땅땅 하면 법이 만들어지는 줄 아는 깡깡무식한 아줌마였다.

그러나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해달라고 뒹굴어대기 시작하면서 법이 만들어지는 순서를 알게 되었다.

 



법은 일단 국회의원 10인 혹은 위원회의 법률안을 '제안' 하고 발의한 후, 법률안을 국회 소관 위원회 회부한다. 그 후,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률안의 체계 및 자구심사를 하고 본회의 상정 및 심의·의결을 한 후 정부로 이송, 공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특례법은 안홍준 의원이 20129월에 발의를 하였으나 심사에 밀려 계속 계류 중이었다. 이렇게 계류 중이다가 폐기되는 법안도 부지기수라 하였다.

 

우리가 전화 폭격을 하고 각 의원 사무실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각 방송국 시사프로그램에 제보를 하고 전국에서 서명운동과 시위를 벌이고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언론이 연일 보도를 하자, 특례법은 상임위원회 심사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그러나, 심사 순위가 100순위 밖이라 했다. 때는 12월 중순이었다. 1231일까지 법이 제정되지 못하면 다음해로 넘어가거나 폐기 될 게 뻔하였다. 서현이 49, 울산계모의 첫 공판 등 굵직한 일을 해내고 숨도 돌릴 틈 없이 계속 국회 전화 폭격을 가하였다. 서울 회원들은 국회 앞, 광화문 시위를 이어갔고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글을 올리고 해당 국회의원 사무실 전화번호를 올리며 전화폭격을 독려하였고, 회원들은 하루에도 수백통의 전화를 의원사무실에 퍼부어댔다.



 

마침내 1219, 심사 순위가 24위로 올라갔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그러나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법제사법위 통과가 남았던 것이다.

1223, 법제사법위의 심사가 있는 날이라 했다. 여기서 통과가 되어야 본회의에 상정이 된다. 법사위 통과가 되면 본회의 통과는 기정사실이란 얘기도 들었다.



 

나는 비장한 마음으로 국회결사대를 조직했다.

23일 오전 열시에 심사가 되니 오전 9시쯤 회원들을 조를 짜서 법제사법위 소속 의원실에 투입하여 개별 면담을 하게끔 한 것이다. 만일 그 날 통과가 안 되면 그 다음날 국회에서 너죽고 나죽자프로젝트에 돌입하겠다는 비장한 선언까지 하였다.

16명의 회원이 지원을 하였고 우리는 20131223일 오전 9, 국회의원회관 로비에 모였다.







 

국회의원회관은 아무나 들어갈수 있는 곳이 아니다. 미리 그 전에 이주영의원님께 연락하여 마치 의원님을 방문하는 것처럼 하기로 했다. 일단 의원회관 안에만 들어가면 각 의원실에 돌입할 수 있기에 로비의 통과대만 통과시켜 주기로 한 것이다.


 

서울회원들은 각자 돈을 여투어 롤케잌 열 개를 사들고 왔다. 그동안은 우리가 공격적으로 전화폭격을 하였지만 이 날은 제발 통과시켜달라고 읍소를 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빈 손 보다는 빵이라도 들고 가는 것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 . ....

이주영 의원님이 분명히 사무실에 연락해서 우리를 통과시켜주기로 했는데, 로비 데스크에서 전화를 해보니 무슨 말씀이시냐는 게 아닌가?


 

?

의원님은 연락이 안되고, 사무실에서는 무슨 일인지 모른다고 하고.. 시간은 자꾸 흐르고.. 이게 뭔 일이래?

로비의 우리 회원들은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난리가 났다. 열시가 되면 의원들이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기에 우리가 결사대를 조직한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뒤늦게 조관장님의 연락을 받은 안홍준 의원실의 보좌관님이 본청에서 의원회관까지 뛰어오셨는데, 때마침 이주영 의원실에서도 연락이 갔다고 비서 두 분이 로비로 마중을 나왔다. 회원들은 후다닥 방문증 작성, 각자 신분증 내밀고 검색대를 통과하자마자 미리 조를 짜 둔 의원실로 흩어졌다. 나는 이주영 의원실로 갔다.


 

아침부터 아줌마 떼들이 쳐들어왔다는 사실에 무언가 찌뿌둥한 얼굴로 서류를 끼고 일어서 나오는 보좌관님을 보는 순간, 내 입에서는 오마나? 소리가 나왔고 찌뿌둥한 얼굴을 하던 보좌관님은 어? ? 하더니 공, ,,,,하면서 말을 더듬었다.


 

10여 년 전, 국회에 일을 하러 드나들 때 자주 뵈었던 보좌관님 중 한 분이었다. 1130일에 이주영의원님을 방문 했을 때는 마산의 지역구 사무실이었기에 회관의 보좌관님과는 처음 만났던 것이다.


 

반가움에 겨워 이 곳에 계셨느냐’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며 안부를 묻고 하나도 안 변하셨다는 립서비스도 서로 날려주고 그때 같이 일하던 보좌관님들 소식도 묻느라 정작 방문 목적을 잠시 까먹고 말았다.

 


그러다 보좌관님이 아니 공선생이 왜 이런 일을 하시느냐고 묻는 바람에 제정신이 돌아왔다. 회의실에서 보좌관님께 아동학대에 대한 사례들을 말씀드리자 그 분은 필기까지 하면서 주의깊게 경청해주셨다. 그러면서 자신도 하루에 수 백 통의 전화를 받았었다며 다짜고짜 고함부터 지르는 분들에게는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더라며 전화만 하지 말고 이렇게 찾아와서 취지를 설명해주었으면 더 좋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아차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전화만 돌려댔을 뿐, 차라리 각 의원실을 방문해서 상세한 상황과 취지를 설명 드렸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러나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었으니까 뭐.... 지금은 그 때 그 경험을 살려 무작정의 돌격 보다는 프린터 물을 작성해서 각 의원실에 전달하고 직접 면담하면서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일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보좌관님이 앞으로 자주 놀러오라고 하기에 특례법 개정보완이 필요하니 아마 자주 뵐 거라고 협박을 드렸고, 얼마든지 그러시라는 응원의 답을 들었다.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될지 모른다. 만일 십여년 전 내가 잘 못 살고 관계형성을 잘 못 했더라면 이렇게 호의적이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가 중요한 것은 미래의 내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돌아나오며 인연이란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굴 한 번 못 본 서현이는 나와 무슨 인연이었을까,

자신만만하게 5년 이내에 석방될 수 있다고 했던 울산계모는 또 나와 어떤 인연이었을까..


 

그리고 나는 도대체 무슨 인연으로 모든 걸 팽개치고 뛰어들게 된 것일까..


 

로비로 나오자 의원실 개별방문을 마치고 나온 회원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방송국 카메라는 우리 회원들 활약상을 담고 있었는데, 서울의 김영수 회원이 카메라 맨을 향해 서명지를 내밀었다. ‘기자님 애기를 위한 일이 될 수 도 있어요, 서명 좀 부탁드려요


 

,, 여기까지도 서명지를 들고오다니.. 그랬다. 우리 회원들은 어디를 가든지 서명지를 필수품처럼 가지고 다니고 틈만 나면 서명을 받아냈다. 그 힘들이 그 정성들이 모여 큰 강물이 되었고 바다가 되었다.


 

열시 가 조금 넘은 시각, 휴대폰이 울렸다. 방문했던 이주영의원실의 신보좌관님이 법사위 통과되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전화를 주신 것이다.


 

여러분이 해냈습니다! 여러분은 위대하십니다!!’ 라는 내 비명 섞인 외침에 국회 로비에는 기쁜 함성이 울려 퍼졌고 우리는 서로 얼싸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tv 뉴스에서는 서현이 법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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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수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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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opcon 2015-07-23 18:10     답글 | 공감(0)
    멋지십니다!! 응원합니다!!!
  2. 미생자 2015-07-16 10:10     답글 | 공감(0)
    수고가 많으십니다. 열정이 느껴지고요. 참여를 못하지만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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