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 남북 공동편찬 ‘겨레말 큰사전’ 어떤 단어 실리나

등록일 2019-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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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필자는 인터넷과 뉴스에 ‘우리나라의 오징어가 북에서는 낙지?’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접한 기억이 있다.

우리는 당연히 오징어는 오징어, 낙지는 낙지라고 생각하고 연상하는 이미지도 확연히 다른데, 북한 사람들은 이를 아예 반대로 생각한다는 소식에 다소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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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의 차이나는 어휘 모음.(출처=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을 수백 년간 함께 쓰다가 이렇게 언어의 이질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남과 북의 언어 차이는 위의 이미지에 나온 것처럼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 남북관계는 훈풍이 불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연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예정돼 있기도 하다. 당장 대북제재로부터 멀리 떨어진 문화 및 인적 교류부터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여기에는 ‘언어 동질화’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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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만세를 외치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출처=정책브리핑)

 

지난 10월 9일, 제572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이낙연 총리는 “세종대왕께서 한글과 땅을 주셨을 때 우리 겨레는 하나였다. 그러나 냉전은 겨레와 땅을 두 동강 냈다. 조국분단 70년은 말의 뜻과 쓰임새마저 남과 북에서 달라지게 바꾸고 있다”며 “2005년 노무현 정부는 북한과 함께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일은 남북관계의 기복으로 멈췄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을 이어가려 한다”고 대내외에 천명했다.(참고=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누리집)

겨레말큰사전. 남과 북의 언어를 총망라한 이 사전에는 총 33만여 개의 올림말이 수록된다. 올림말은 사전에 올릴 어휘로 알기 쉽게 풀이해 놓은 말을 의미한다.

각 나라마다 대표하는 사전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표준국어대사전’ , 북한은 ‘조선말대사전’이다. 여기에서 23만 어휘를 선별하고 남북 및 해외에서 발굴한 10만여 개를 합해 ‘겨레말큰사전’에 수록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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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큰사전’이 완성도 높게 집필되기 위해선 남북 국어학자들의 활발한 교류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출처=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현재까지 30만7천여 개의 올림말 선별을 완료하고, 올림말 중 12만5천여 개 단어를 집필했다고 하니 공동편찬사업의 5부능선은 넘은 셈이다.

앞으로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사업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머지않아 남북공동으로 개최되는 ‘겨레말큰사전 집필완료 출간기념식’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전이 남북 겨레의 손에 쥐어지게 된다면, 서로의 이질화된 말을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특히, 오해를 살 수 있는 문형이나 표현들은 반드시 잘 표기(설명)돼야 할 것이다. 가령, 북한에서 ‘괜찮습니다’는 ‘일없습네다’ 라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북한 표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듣기엔 이 표현은 다소 기분 나쁘게, 무례하게 들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언어 동질화 작업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위의 남과 북의 차이나는 어휘 이미지를 보고 한국어교육을 전공한 이소정 씨는 이번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에 대해 “언어는 정신을 지배한다고 할 정도로 남북한이 하나되기 위한 시초로 모든 사업의 발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23만 단어와 어휘를 10만 여개를 수록한 사전이 편찬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남북의 차이나는 어휘에 대해서는 “염색약을 ‘머리물감’이라고 불리는 것이 재미있고 신박한 표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컵을 ‘고뿌’라고 부르거나 바이러스를 ‘비루스’ 라고 칭하는 부분은 굉장히 낯설었다. 사전이 없으면 추측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북에서의 쓰임을 잘 파악해 더욱 나은 우리말을 생성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느 한쪽의 것을 꼭 선택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언어가 살아 숨쉬는 것이 또 한번 느껴진다”고 했다.

대학생 배희주 씨는 이번 공동편찬에 대해 “‘겨레말큰사전’이 남북의 언어 통일을 목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에 굉장히 큰 의의를 두고 있다”면서 “‘겨레말큰사전’을 통해 남북의 어휘가 하나로 모아지면, 훨씬 더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지고, 언어 통일 뿐만 아니라 남북 통일을 위한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언어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최우선적으로 언어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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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누리집. 여기서 남북언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출처=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누리집)

 
한국에서 유학 중인 오르트나승(몽골)씨는 이번 남북 사전 공동편찬 재개 소식에 대해 “남북이 공동으로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참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시간과 힘,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겠지만 완성되었을 때 활용과 쓰임이 클 것 같고, 무엇보다 양측 국민들에게 평화가 가까이 왔다는 신호가 되어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리고 ‘겨레말큰사전’으로 남북의 어휘가 하나로 모아지면, 어떤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는 필자의 질문에 오르트나승 씨는 “북측의 어휘는 고유의 한국어 어휘가 더 풍부할 것 같다. 외부 문화와의 접촉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 한국적인 어휘가 많을 것 같고, 남측은 현대화 된 어휘나 외래어가 더 자연스럽게 배어 있어 둘이 하나로 모아지면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재미있고, 어디에도 없는 엄청난 사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내 주었다.

동 경축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렇게 남과 북이 달라진 것들을 서로 알고 다시 하나 되게 하는 일을 더는 늦출 수 없다. 이런 일이 쌓이고 또 쌓이면, 남과 북이 세종대왕 때처럼 온전히 하나 되는 날도 좀 더 빨리 올 수 있다고 저는 믿는다”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렇게 북한의 어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들여다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 자체가 아주 유의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어휘를 집대성한 ‘겨레말큰사전’을 인터넷으로도 손쉽게 접하고, 궁금한 어휘를 쉽게 검색해볼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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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남녘말북녘말’ 앱.(출처=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누리집 http://www.gyeoremal.or.kr
*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 에서 ‘남녘말북녘말’ 앱 내려받기 가능



출처: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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