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숍에서 서툰 손놀림으로 열심히 설명을 들어가며 아이 옷을 뜨는 젊은 엄마들을 보면 그 나이 정도의 어머니 모습이 떠오릅니다. 제 기억 속에 늘 실과 바늘이 떠나지 않았던 어머니의 손. 신비롭기까지 했던 그 민첩한 손놀림! 언니와 나, 두 남동생의 차림새가 어디에서든 빠지지 않을 만큼 솜씨 좋고 부지런하셨던 어머니. 언니에게 먼저 떠주신 모자 달린 자주색 꽈배기 무늬 외투를 기다리며 유독 나의 것이 늦다며 심통부렸던 일. 초등학교 때 뜨개질하시는 어머니 옆에서 인형 옷이라도 한번 떠보겠다고 시작했다가 풀고 다시 뜨기를 몇 번씩 되풀이한 끝에 결국 조끼 비슷한 것을 만들어 냈을 때의 그 기쁨. 지금도 그 색상과 디자인, 무늬는 물론 단추 하나까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만큼 선명하답니다. 결혼 초 애정이 상한가(?)를 칠 무렵 밤새워가며 남편의 스웨터를 뜨면서도 더 빨리 뜨고싶어 조급해 하던 나. 아내가 떠준 스웨터를 자랑하고 싶어서 손님들이 들어찬 따뜻한 방안에서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도 끝까지 벗지 않고 싱글벙글 웃던 남편. 그 맛에 조끼도 뜨고 목도리도 뜨고... 　 아이가 태어나면서는 아기 가운을 뜨고. 방긋 웃는 아이가 너무 예뻐서 모자도 뜨고, 양말도 뜨고, 토끼 무늬를 넣은 스웨터를 뜨고,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땐 어머니의 그 모자 달린 꽈배기 무늬 외투를 떠서 입혀도 보고... 또 이민 간다는 친구를 위해 구슬 달린 숄더백을 떠서 선물하고, 저의 어머니를 위해선 색상고운 순모사로 따뜻한 카디건을 뜨고.... 생각해보면 단지 옷을 뜨고 모자나 가방을 뜬 게 아니라 크든 작든 정겨운 추억을 뜨개질했던 것 같습니다. 이 공간이 여러분의 사랑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